지난 18일 순직해병 특검에 의견서 제출
  •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19. ⓒ이종현 기자
    ▲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19. ⓒ이종현 기자
    채 상병 순직 사건의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사건 회수 지시를 내리기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지난 18일 순직해병 특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0분께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통화에서는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윤 전 대통령의 '우려'가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받은 전화의 발신 번호(02-800-7070)가 대통령실 번호이며, 통화 상대가 윤 전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을 이 전 장관의 진술로써 공식 확인했다. 이 전화는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직후 걸려온 것이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인 소통에 불과했고, 윤 전 대통령이 '이첩 중단'이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린 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첩 보류를 결정했을 뿐이라는 게 이 전 장관의 입장이다.

    현재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적시한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격노한 뒤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첩 보류를 지시하는 등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포함한 당시 대통령실 회의 참석자들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수사 보고를 받고 격노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