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박찬대 "李 대통령 전승절 참석해야" … 당원주권·검찰개혁에도 '한 목소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박찬대 후보(기호순)가 전당대회 첫 TV토론에서 '내란 세력 쳑결' '당정 원팀'을 각각 피력하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 여부에 대해선 "가야 한다"고 뜻을 같이 했으며, 검찰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야당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정 의원은 '강경 리더십'을, 박 의원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강조하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정 후보는 16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표 토론회에서 "아직도 뿌리내려 있는 내란 세력을 제대로 척결해야 한다"며 대야 강경책을 시사했다.

그는 "집권 초반 3개월 이내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워라'라는 것이 저희 구호이기도 하다"며 "시간을 질질 끌면 반격의 시간을 줄뿐이고 공간을 내주면 역결집 현상이 인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십시오'라고 말하고 있다"며 "통합은 대통령의 공으로 돌려드리고 저는 험하고 궂은 일, 오직 개혁 작업만 당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또 "첫째, 둘째, 셋째도 개혁"이라며 "강력한 개혁 당대표가 되겠다. 지금은 평시 아니고 태평성대 아니고 내란 전쟁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법제사법위원장 때처럼 하겠다"며 "통쾌하고 효능감 있게, 국민들께서 '사이다 시원하다' '위로받았다' 말씀 많이 하시는데 당대표 돼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당·정·대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내란 종식과 검찰·언론·사법개혁뿐 아니라 국민통합과 민생 회복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당·정·대는 따로 움직일 수 없다"며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진정한 원팀을 이루는 데에는 저 박찬대가 적격"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은 일만 하고 당대표는 싸움만 한다, 이런 이분법으로는 원팀이 불가능하다"라며 "일도 같이 하고 싸움도 같이 한다, 여기에 박찬대가 진짜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또 "강하지만 좁은 당대표는 야당형 당대표다. 여당 대표는 강하면서도 넓어야 한다"며 "잘 싸우기만 해서는 부족할 것 같다. 거칠고 서툰 개혁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가져올 수 있어 세련되고 깔끔한 개혁, 그리고 싸울 때 싸우고 성과를 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경 노선'을 역설한 정 후보를 겨냥했다.

당원 중심을 둘러싼 견해는 두 후보 모두 대동소이했지만 당원 주권 시대 실현 방법론에 대해서는 다소간 견해차를 보였다.

정 후보는 "'당원 주권국'을 설치해 1인 1표 시대를 여는 당헌당규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했으며 연말 당원 콘서트 개최와 ▲원내대표·국회의장 경선 시 권리당원 참여 20% 보장 ▲전 당원 투표제 상설화 ▲연 1회 당원 정책박람회 개최 ▲SNS 활동 지수 공천 반영 등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좋은 정책은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연만 콘서트나 당대표 월 1회 당원교육 강사참여, SNS 활동 공천 반영 등을 당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벤트 공약이나 각종 행사보다는 당원이 실질적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하는 게 핵심"이라면서 ▲지구당 부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전략공천 당원 추인제 ▲국회의원 당원평가 확대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과제로 꼽히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두 후보는 뜻을 함께 했다. 추진 시기와 관련해 박 후보는 "법안에 1년 유예기간이 명시돼 있다'며 "수정 제안이 없다면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도 "검찰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도 최소 10개월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개혁 방향성에 있어서도 두 후보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고수했다.

정부의 외교 노선에 대해서도 정치·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두 후보는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정치는 미국, 경제는 중국으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라며 "중국과의 관계를 하루빨리 복원하려고 한다면 중국 사람들이 중요시 하는 전승절에 가야 하고, 실사구시형 지도자인 이 대통령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을 척질 이유가 없으며 미국하고는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한·미, 한·중 양국의 이익을 다 추구하는 균형 외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찐명(진짜 친이재명)'임을 과시하며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관계를 맺은 것이 2006~2007년이니까 20년이 흘렀다"며 "어려울 때 함께 하는 동지가 진짜 동지"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싸울 때 망설임 없이 강단 있게, 빠르고 강하게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리더십을 원내대표 하던 13개월 동안 보여드렸다"며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 이 대통령께 진짜 필요한 사람, 이 대통령께 진짜 도움이 될 사람은 '진짜 박찬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