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참석 두고 격론 … "李, 경청 후 결정만" 국무회의 분위기도 바뀌어 "간간이 웃음도 터져"국민·기자들과의 열린 소통 행보도 주목
-
-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의 발언에 웃음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한 장관이 그러더군요. '국무회의에서 처음 발언해 봤다'라고요."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한 이 말은 국정 초반 이재명 대통령의 리더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국무위원 또는 참모들이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꺼내 놓고 이 대통령은 그 이야기를 차분히 듣는다고 한다. '지시형 회의'에서 '토론형 회의'로 국정 운영의 리듬이 바뀌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두고 벌어진 토론이다. 대통령은 결정을 내리기 전, 핵심 참모 네 명을 불러 모았다. 방 안에서는 참석의 득과 실을 놓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고, 대통령은 끝까지 듣기만 했다고 한다. 최종 판단은 그 이후에 내려졌다.대통령실 관계자는 "누구의 손을 들어줬고 아니고 문제가 아니라 가장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한 토론의 과정을 거쳤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몇 주 전만 해도 긴장감이 감돌았던 국무회의실에는 종종 웃음소리도 들린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주로 농담을 던지고 참석자들이 웃으며 분위기가 환기된다는 후문이다.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첫 국무회의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였다. 마치 (이재명 정부가) 가해자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라며 "그런데 이제 간간이 웃음도 터져 나올 만큼 분위기가 풀어졌다"고 전했다.이 대통령은 '듣는 리더십'을 국민에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 개통한 온라인 국민소통 플랫폼 '모두의 광장'이 그 공간이다. 정책을 제안하거나 일상 속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된다.이 대통령은 "과거의 민원창구 역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며 이재명 정부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직접 민주주의의 장이 될 것"이라며 "경제, 사회, 정치, 외교, 문화 등 국민 여러분의 일상과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영역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 달라"고 했다.소통은 언론과의 관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통령실 기자식당에 예고 없이 등장해 기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또한 대통령 취임 30일을 맞아 이례적으로 이른 시점에 첫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이 주로 취임 100일 무렵 기자회견을 연 것과는 대비된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며 일정이 확정되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정치권 일각에서도 이 대통령의 리더십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시절만 해도 이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핵심 측근 위주로만 움직이는 '문고리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전직 경기도청 관계자는 "이재명 당시 도지사가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할 때였다"며 "스스로 SNS를 통해 소통하는 게 더 낫다고 얘기할 만큼 폐쇄적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소통 행보가 과거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더 놀랍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