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TK 송언석, 수도권 김성원 출마 선언 친윤-친한 대리전 양상 분석 속출당내선 계파 갈등 비치는 것 가장 우려"힘없는 野 원대, 투쟁력·협상력 적기 구사"
  • ▲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출마 윤곽이 드러나면서 물밑 경쟁도 불붙고 있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김성원 의원과 국민의힘의 지역 기반인 TK(대구·경북) 출신의 경제전문가 송언석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1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이 무척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래도 적재적소에 전략을 구사할 브레인이 필요하다"면서 "수도권과 영남으로 구도가 갈리는 것은 당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계파색이 아닌 자신만의 색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경북 김천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송 의원은 전날 가장 먼저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념이나 생각을 가리지 않고 통합과 신뢰의 리더십을 구현하겠다"면서 "저는 친윤(친윤석열)도 친한(친한동훈)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에서 3선 중진 의원이 됐다. 그도 12일 출마 선언을 통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계로 평가받은 의원들의 송 의원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으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수료한 경제통이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서울대 법대 동기로 윤석열 정부 색채가 있다. 

    반면 김 의원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그를 돕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한동훈 캠프에 합류해 한 전 대표를 도왔다. 국민의힘에서는 귀한 수도권 의원 중 하나다. 특히 경기도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6석 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사람은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5대 혁신안에 대한 입장도 다르다. 송 의원은 "상처가 아물 때까진 잘 보호하고 놔둬야 한다"고 했고, 김 의원은 "실행 과정에서 절차나 파장은 좀 더 세심히 보면서 (변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친윤계의 결속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양자 대결 구도로 가면 박빙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정당 해산 등을 거론하며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지나친 계파 갈등을 드러내기보다는 원내 협상력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당장 국회 상임위의 재분배 등의 필요성이 당내에서 대두되고 있다. 정권을 빼앗기며 사실상 정부·여당을 견제할 방법이 전무해진 상황에서 법제사법위원회라도 가져오기 위해 투쟁과 협상을 적절히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의원은 "의원들도 당이 정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거부권도 없고 입법을 막을 의석도 없다. 결국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면 야당은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도인데, 그런 기류에서 어떤 사람이 또 협상이 가능하고, 투톱(당대표·원내대표) 중 하나로 적합한지 고민이 매우 크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은 오는 14일까지다. 현재 5선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과 4선 이헌승(부산진을)도 막판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