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명분은 국민의힘에 달려""탄핵 반대·이준석 퇴출 사과해야"
  • ▲ 6.3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둔 24일 오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촌에서 학생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준석 캠프)
    ▲ 6.3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둔 24일 오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 고시촌에서 학생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준석 캠프)
    대선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가 연일 발표돼 정치권 이목이 쏠린다. 사전투표 전날인 28일이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거론되면서 이들의 극적 단일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6일 뉴데일리가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민'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정치 현안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48.4%, 김문수 후보는 39.6%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준석 후보가 8.4%,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1.5%로 집계됐다.

    지난주 같은 조사 대비 이재명 후보는 0.8%포인트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는 1.0%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석 후보도 0.8%포인트 상승하면서 범우파권 지지율이 상승 추세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도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의 산술적 합이 이재명 후보 지지율과 비등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전문가들은 단일화 명분이 완성됐다고 평가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아직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준석 후보 본인도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준석 후보가 대선을 완주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본인 때문에 보수 진영이 패배했다는 책임론에 사로잡힐 수 있다"고 짚었다.

    신 교수는 "책임론을 뒤집어쓰는 순간 앞으로 힘든 정치 여정이 시작될 수 있다. 단일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명분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만들어줘야 한다"며 "계엄 사과는 이미 했고 탄핵을 반대했던 것에 대한 사과도 해야 한다. TV토론을 통해 국민의힘이 과거 이준석 후보를 쫓아냈던 일에 대한 사과도 김문수 후보가 직접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앉아 있다. ⓒ이종현 기자
    다만 이준석 후보가 이날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0%"라고 재차 못 박으면서 단일화 논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단일화에는 명분도 시너지도 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적지 않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 단일화에 응할 이유가 없다. 사실상 이준석 후보가 먼저 포기하라는 게 국민의힘 얘기지 않나"라며 "이준석 후보도 포기했을 때 남는 게 없다"고 했다.

    황 평론가는 "나이 마흔에 정치적 장래가 보장된 것도 아니고 자칫 안철수 의원처럼 중도 포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며 "일각의 주장처럼 내란 세력과의 합체라는 덫에 사로잡혀 정체성이 금이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일화 시너지도 크게 없다고 본다"며 "모 여론조사에 따르면 단일화를 가정했을 때 이준석 표 50%는 김문수로, 35%는 이재명에게 가더라"라며 "사실 2022년 대선에서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효과가 컸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표를 지냈던 이준석 후보 본인이 아마 더 잘 알 것이다. 시너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 본인이 거듭해서 단일화 가능성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도 그 판단이 맞다"며 "오히려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했다가 본인 지지자에게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 평론가는 "이준석 후보 지지층이 김문수 후보로 이동할 가능성도 작다"며 "국민의힘이 제안하는 총리직이니 당권이니 다 소용이 없다는 것도 이준석 후보가 잘 알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이후 소위 친윤계 의원들은 이준석 후보가 없었다면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을 것이라는 명분으로 이준석 후보를 대표직에서 내쫓았다"며 "당시 지도부가 여전히 당에 있으면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당내 조직 기반도 없는 김문수 후보의 약속을 이준석 후보가 믿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채널' 청년의꿈'을 통해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사실상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정계를 은퇴한 홍 전 시장이 약 열흘 만에 침묵을 깨면서 '반(反)이재명 빅텐트'에 다시 힘이 실렸다는 기대도 나온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선 RDD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해 추출된 가상번호에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자동응답(ARS) 조사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