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트럼프에 5600억 항공기 선물 … 새 '에어포스원' 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5600억원을 호가하는 초호화 항공기 선물에 윤리 관련 논란도 대두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카타르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들을 순방한다. 카타르의 항공기 기증 공식 발표는 며칠 내로 이뤄질 예정이다.

보잉 747-8 항공기의 가격은 약 4억달러(약 5600억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항공기를 선물받게 되면 미국 정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비싼 물품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 항공기를 개조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 퇴임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할 방침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 항공기를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전용기 '트럼프 포스원'은 보잉 757기종으로 1990년대초 비행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1년 중고로 이 항공기를 구매했다.

현재 운용 중인 미국의 대통령 전용기는 30년 이상 운용된 보잉 747 기종으로 정비가 자주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때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납품받기로 보잉과 계약했지만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 1대는 2024년 인도받기로 했으나 2027년으로 늦춰졌고, 다른 한 대의 인도도 2028년으로 연기됐다. 이보다 인도가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 2029년 1월 임기가 끝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새 대통령 전용기를 아예 이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카타르 왕실이 항공기 선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타르 정부 대변인은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항공기 이전 가능성을 놓고 카타르와 미국 국방부가 논의 중이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각 법무 부서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가의 항공기 선물에 대해 미국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공적 업무와 사적 사업간 이해충돌 등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에 나섰다.

애덤 시프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분명한 외국수익금지조항 위반"이라며 "노골적 부패"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외국으로부터의 선물은 항상 관련 법을 완전히 준수하며 수용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