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새 데드라인 제시 … 14일 토론 후 여론조사韓측 "일주일 뒤엔 되고 지금 안 되는 이유 뭔가"로드맵 거절에 불쾌감 … 권성동 "한심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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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11일)이 다가오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후보는 지도부가 제시한 단일화 로드맵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오는 16일을 단일화 기한으로 새롭게 제시했다.김 후보는 8일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의 강압적 단일화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새로운 데드라인을 제시했다.그는 "단일화는 시너지가 있어야 한다.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자"면서 한 후보에게 오는 14일 방송 토론과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김 후보는 "지금 이대로 가다 간 공멸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단일화를 해봤자 국민 지지도 얻지 못한다"며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당헌 제74조 당무 우선권을 발동한다. 현시점부터 강압적인 단일화를 중단하라. 저 김문수 끌어내리려는 작업에서 손 떼라. 저는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에는 '불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후보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당이 일방적으로 정한 토론회는 불참하겠다.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런 식의 강압적인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고 날을 세웠다.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담판'이 무산되자 자체 단일화 로드맵을 내놨다.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단일화를 매듭짓기 위해 이날 오후 6시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 뒤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후 4시까지 여론조사 및 당원 투표를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김 후보의 새로운 제안에 한 후보 측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후보 캠프의 이정현 대변인은 "한마디로 단일화하지 말자는 얘기를 그렇게 표현했다고 본다"고 밝혔다.이 대변인은 "다음 주에 할 수 있는 것이면 이번 주에 못 할 이유는 뭔가"라며 "대선이 6월 3일에서 7월 3일로 연기되는 것도 아니지 않나. 토론 준비가 안 됐나. 그럼 대선은 왜 나왔나. 여론조사에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인가. 그럼 어떻게 본선에서 이길 생각을 하나"라고 지적했다.그는 재차 11일을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못 박았다. 이 대변인은 "김 후보는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이고 한 후보의 의견은 11일 후보 등록일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11일 이전 단일화에 혼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국민의힘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에는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변인은 "저희는 분명하게 참석한다"며 "한 사람으로 토론이 어렵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한 사람이라도 한다면 우리는 참여한다"고 했다.김 후보의 기자회견을 접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에게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지도부 자체 단일화 로드맵 강행에 쐐기를 박았다.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 오후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분 후보께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고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비대위원장인 제가 짊어지겠다. 이재명 독재를 막을 수만 있다면 그 어떤 비난과 책임을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이어 "저를 밟고서라도 두 후보께서 반드시 일어나서 승리로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안타깝게도 단 이틀뿐이다. 이틀 안에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켜 반전의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단일화가 성사될 때까지 단식 농성을 선언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한심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권 원내대표는 "80% 넘는 당원들이 단일화를 후보 등록 전에 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내렸다. 그러면 김 후보는 이에 따르면 된다"며 "당원 명령을 무시한 채 알량한 대통령 후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오늘 아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분이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 왔던 민주화 투사인지 세 번의 의원과 두 번의 경기도지사, 노동부 장관을 역임한 우리 당 중견 정치인인지 의심이 들었다"고 했다.이어 "정치는 본인의 명예를 위해 하는 게 아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과 봉사 정신으로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권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 후보 스스로 한 후보와 전당대회 직후 바로 단일화하겠다고 본인 입으로 얘기하지 않았나"라며 "당의 제안이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다"라고 했다. '지도부가 강압적 단일화를 실시하고 있다'는 김 후보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권 원내대표는 "본인이 약속한 사항을 지키라고 얘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정치인이 국민과 한 약속, 당원과 한 약속을 김 후보가 한 약속을 당이 지키라고 한 것이 잘못인가"라며 "말도 안 되는 논리로 국민과 당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지도부의 단일화 일정 제안에 불응하더라도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불참 통보에 이날 실시 예정이었던 TV 토론은 취소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및 당원투표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오후 TV 토론은 김 후보가 공식 거부 의사를 밝혀 성사는 어렵지 않을까"라며 "그 이후 절차는 계속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이것이 특정 후보, 캠프를 압박하는 문제가 아니고 당은 마지막 순간까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라며 "김 후보 주장처럼 후보를 압박하거나 이런 뜻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김 후보의 당무 우선권 주장에 대해선 "당무 우선권으로 당의 통상적 비대위 결정을 후보가 뒤집을 수 없다"며 "그렇기에 '내가 당이다'라고 하는 건 잘못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