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간 교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협력 등 논의""환율·안보, 관세·무역과 달라 함께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다음 회담은 5월 중순 이후로 조율 중…6월 합의 가능성 기대"
  •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가운데)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우)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2차 관세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250501 교도=연합뉴스. ⓒ연합뉴스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가운데)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우)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2차 관세협상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250501 교도=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차 양국 관세협상에서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 안전보장 협력 등에 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일본 측 관세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이날 미국 재무부에서 130분가량 회담한 후 취재진과 만나 "매우 깊이 파고 들어간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협상시간은 1차 때보다 1시간가량 더 길었다.

    이어 "양국간 교역 확대, 비관세 장벽 조치 재검토, 경제안보 협력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도 어디까지 협상이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협상은 패키지 형태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합의해야만 합의가 성립되기 때문에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관세에 대해서는 "지극히 유감으로, 일련의 조치의 재검토를 강하게 신청했다고 말했다.

    미·일 장관급 관세협상은 지난달 16일 워싱턴 D.C.에서 처음 열렸다. 양측은 첫 협상에서 조기에 관세 문제를 합의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날 약 2주 만에 다시 만났다.

    일본 NHK방송과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협상과 마찬가지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협상단 대표로 나섰다.

    1차 협상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카자와 경제재생상과 백악관에서 50분간 면담했으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등장 이벤트'는 없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환율과 방위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고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전했다. 미국은 엔화 약세, 주일미군 주둔경비 등과 관련해 일본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방위비 문제에 대해 "관세나 무역관계와 논리와 사고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안보를 함께 논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앞으로도 관세협상에서 의제로 다루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환율에 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재무장관 간에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 ▲ 일본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출국길 만난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50416 AP/뉴시스. ⓒ뉴시스
    ▲ 일본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출국길 만난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50416 AP/뉴시스. ⓒ뉴시스
    아울러 양측은 2일부터 실무협의를 시작하고, 이달 중순 이후 3차 장관급 협상을 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베센트 장관은 지난달 3일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2단계로 진행해 긴장을 완화할 것"이라며 "만족스러운 합의라는 건 반드시 실제 무역문서 형태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첫 단계에서는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한 다음 실무 협상에서 구체적인 부분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다음 장관급 협상에서는 사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면서 "논의를 다 하지 못한 점이나 누락·오류가 없는지 끈질기게 논의하는 시기가 이달 중순 이후에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 정상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6월에 합의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그런 단계에 들어가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면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관세로 인해) 매시간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천천히 (하지만)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관세협상을 7월20일로 예상되는 참의원(상원) 선거 등 정치 일정과는 분리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일정은 생각하지 않고, 그런 것과 분리해서 하고 있다. 국익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실무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성과를) 쌓아 올려야 할 것들이 있는 상태"라면서 무작정 협상 속도를 올리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나타냈다.

    미국은 일본 측에 농산물·자동차 교역의 불공정함을 주장하고 있고,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철강·자동차·상호관세 조치 제외를 거듭 요구해 왔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2차 관세협상에서 미국 측 요구의 우선순위를 확인하고, 협의 범위를 정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미국에 제시할 이른바 '교섭카드'로 △옥수수와 콩 등 농산물 수입 증대 △안전기준 심사를 대폭 간소화해 들여오는 수입 자동차 물량 확대와 미국 자동차 대상 안전기준 완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을 검토해 왔다.

    NHK는 회담 내용이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은 미국의 관세 조치 때문에 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산업에 영향이 가기 시작했다면서 재검토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투자 촉진 등을 제안해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자동차 등의 완전한 면세를 미국이 약속한다면 일본은 미국산 차량 수입기준 완화,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의 양보를 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