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장 "국민의힘 깊이 뉘어쳐" 계엄 사태 사과권성동 "당정 간 수평적 관계 유지 못해" 동조 표명경선 후보들도 "당 살리겠단 절실함서 비롯" 평가탄핵 입장차 넘어 국민의힘 체질 개선 이어질까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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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을 이끄는 윤희숙 원장의 계엄과 탄핵 정국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 여의도 정치권에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당내는 물론 대선 경선 후보자들도 '탄찬'(탄핵찬성)이냐, '탄반'이냐로 나뉘어 갈라진 가운데서 윤 원장의 '성찰'에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평가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번 윤 원장의 '고백'을 단초로 삼아 더는 과거에 매몰되지 말고 국민적 신뢰 회복을 위한 전환점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말이 단순한 수사를 넘어 행동으로 옮겨야 할 '과제'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국민의힘 전체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윤 원장은 지난 24일 첫 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국민의힘은 지금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말씀드리기에 너무나 고통스럽지만, 당이 만만했기 때문에 대통령도 계엄 계획을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이다. 알았더라면 당내 많은 이가 용산으로 달려가 결사코 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윤 원장은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또한 그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계엄은 너무나 혐오스러우면서도 익숙한 우리 정치의 고름이 터진 결과"라며 "아무리 차분히 바라본다 해도 지난 3년은 다수당이 의석수로 정부를 무력화시킨 무정부 상태였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이런 정치가 그대로인데 정권만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나"라며 "우리 정치도 이제 썩은 것을 도려내야 한다"고 역설했다.윤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즉각 파장을 일으켰다. 정강·정책 연설은 소속 당의 정치적 이념, 비전, 주요 정책 방향을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알리는 자리인 만큼 내부 비판하는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당장 당 지도부는 "협의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탄핵의 강을 넘을 중요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간 추상적으로 거론됐던 '우파 혁신'과 '정권 재창출'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다.권성동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원장 연설에 대해 "당정 간 수평적 관계 유지 못하고, 수직적 관계가 되는 바람에 오늘날의 사태 도달한 것"이라며 "전반적인 취지에 동의한다"고 했다.권 원내대표는 "우리가 당정 관계 소통 부족하고 건강한 관계 구축 못 한 점에 대해 의원들이나 당원들, 대부분 국민들이 인정하리라 생각한다"며 "지도부 일원으로서 건강한 당정 관계 못 한점에 대해 깊은 책임 통감한다"고 했다.당 중진 의원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고 넘어갈 필요는 분명히 있었다"며 "탄핵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당내 분열 분위기를) 규합할 전환점이 필요했다. 윤 원장이 신호탄을 쏜 것"이라고 평가했다.대선 출마를 선언한 당 경선 후보들도 일제히 동조 목소리를 냈다.김문수 후보는 "우리 당 살아야 한다는 간절한 목소리"라며 "큰 강, 바다와 같이 다른 모든 목소리를 안고 가면서 큰 바다로 나가는 게 국민의힘 기상이고 기본적인 흐름이다. (윤 원장 비판에 대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그러면서 김 후보는 "우리 당이 변화해야 한다. 대한민국 책임져야 한다. 우리가 발버둥 안치면 나라에 죄를 짓는 것이라는 간절한 목소리가 어제 윤 원장의 목소리였다"며 "바람직한 목소리"라고 강조했다.안철수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원장이 밝힌 사과와 참회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며 "모든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온전히 따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