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 "韓 탄핵, 지도부에서 논의하지 않아"민주당 일각 "韓, 탄핵감도 아니고 시간도 없다"
  •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종현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종현 기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대한 재탄핵을 주장했으나 당 지도부는 회의적이다. 당내에서는 조기 대선을 40여 일 앞둔 상황에서 탄핵으로 얻을 실익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나와 진 의장이 전날 한 대행 탄핵을 주장한 것에 대해 "지도부 내에서 전반적으로 논의되고 있지 않다"며 "경고성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행은 본인이 탄핵을 유도하듯 국민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행보를 보여왔다"며 "아마 그런 부분에 대한 따끔한 지적을 하기 위해 진 의장이 말한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진 의장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행에 대해 "지체 없이 직무 정지시킬 것을 공개 제안한다"며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했다. 그러나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진 의장 혼자 고민하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 의장이 탄핵론을 꺼내 든 이유는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한 대행에 대해 '내란 동조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행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 대행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자 "노코멘트(No comment)"라고 답하며 여지를 남겼다. 이후 민주당은 한 대행을 향해 "노욕의 대통령병자" 등의 거친 발언을 내뱉으며 불출마 선언을 종용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한 대행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당내 주된 시각이다. 조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탄핵에 당력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가 많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는 대선 전 한 대행을 탄핵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아울러 탄핵을 추진했다가 한 대행의 정치적 체급을 키워줘 대선 출마 명분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행은 탄핵감도 아니고 탄핵할 시간도 없다"며 "괜히 한 달짜리 총리에게 출마 명분만 만들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기각한 전례가 있는 것도 민주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이 문제 삼고 있는 '헌법재판관 지명'이 탄핵 사유로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이나 법률에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을 금지하는 조항은 없기 때문이다.

    한편, 당 지도부가 한 대행 탄핵을 추진할 의사가 없음을 알고도 진 의장이 탄핵론을 띄웠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부에서 부정적이니까 자기가 그냥 치고 나간 것"이라며 "탄핵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