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없는 개헌론' 우원식 향해 친명계 맹비난정권 교체되더라도 국회의장 임기 1년 남아 공격 계속되면 '비명 구심점' 주가 상승 가능성타의에 의한 의장 교체·탄핵 등 법적으로 불가능"우원식 자극, 이재명에 좋나" … 친명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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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원식 국회의장이 3월 27일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체와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론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계가 폭발한 가운데 당내에서 비난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 의장 측이 민주당에 섭섭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친명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지나친 비난으로 우 의장을 적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다.8일 민주당에 따르면 국회의장 측이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개헌에 대한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꺼낸 우 의장의 제안이 정치적 술수로 매도당하는 데다 모욕적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것이다.민주당에서는 지난 6일 우 의장의 개헌 제안 이후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우 의장은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해 대선과 개헌을 위한 국민 투표를 동시에 진행하자고 제안했다.이후 친명계에서는 우 의장을 향한 불만이 쏟아졌다. "비상계엄 못지않은 충격"(강득구), "자기 정치할 때가 아니다"(김태선), "개헌 개나 주고 입 닥치라"(양문석), "국회의장 놀이 중단하라"(정청래)는 원색적 비난이 쏟아졌다. 모두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같은 '개헌보다 내란 종식'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전 개헌 논의를 5·18 정신 수록과 계엄 요건 강화로 한정 지으며 선을 그었다. 내란 종식을 우선시하고 권력 구조 개편 등은 대선 후 차기 정부에서 논의하자는 취지다.그러자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은 더 거세게 우 의장을 몰아붙였다. 우 의장을 '개헌 수괴', '비상 개헌 세력'이라고 칭하고 비명계를 비난할 때 사용했던 '수박'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강성 지지층의 불만이 커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의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당 지도부와 논의하지 않은 개헌 제안 등을 보면 향후에도 이런 일이 수차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하지만 정작 민주당이 우 의장을 통제할 방법 자체가 마땅치 않다. 헌법은 대통령도 탄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국회의장은 탄핵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우 의장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사고가 있지 않은 이상 교체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회의장은 당적도 가지지 않아 당내에서도 징계할 수 없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을 앞둔 급박한 상황에서 우 의장의 행동은 사실상 당을 향한 쿠데타적 성격 아니냐"면서 "당장 교체해야 하는데 의장은 탄핵도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 ▲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마친 뒤 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친명계 일부의 급발진과 달리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우 의장을 향한 비난을 접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임기(2026년 5월 30일)가 1년 이상 남은 국회의장과 척지면 이 대표가 정권을 창출하더라도 암초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국회의장은 의장 지휘권을 행사해 본회의 개의와 심사 기일 지정, 직권 상정 등을 할 수 있다. 국회의장이 마음만 먹으면 법안을 올스톱시킬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셈이다.이번 개헌 논쟁으로 당에 섭섭함을 느낀 우 의장을 더 자극하면 오히려 당내에서 이 대표에 대항하는 구심점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실제로 비명(비이재명)계는 자신들을 대표할 대권 주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대선 후보로 거론되지만 비명계를 통합하기에는 무게감과 대중적 인기가 떨어진다고 지적이 제기된다.이 대표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 의장은 나름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적으로 만들면 국민의힘보다 더 위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며 "우 의장을 욕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지층에게 점수를 얻으려는 자기 정치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