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의 불신 최고조인 상황에서 해결법 찾아야불공정으로 선임한 홍명보 감독 교체 결단 내려야그대로 가면 역대 최악의 월드컵 대표팀 탄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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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규 회장이 쇄신, 변화,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홍명보 감독 교체를 단해해야 한다.ⓒ연합뉴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4기 체제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는 지난 4일 2025년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었다. 당초 이 자리에서 정 회장 4기 체제의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완성하려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젊은 인재 영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젊은 인재들이 "NO"를 외쳤다. 정 회장 4기는 그렇게 시작됐다.예견된 과정이다. 정 회장과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닿아 있는 형국이다. 승부 조작범 기습 사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논란, 홍명보 감독 논란, 국회 청문회, 국정감사,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등 정 회장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국민과 축구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그렇지만 정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축구협회는 분명 다른 세상이다. 투표권이 있는 축구인들은 축구 팬과 여론에 눈과 귀를 닫은 채 정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민국의 축구와 축구협회가 아닌 그들만의 축구와 축구협회로 만들어버린 주역들.4선에 성공했다고 해서 정 회장을 향한 불신이 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정 회장을 믿지 못하는 축구 팬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젊은 인재들의 집행부 입성 거부가 정 회장 불신의 현실을 증명하고 있다.젊고 능력 있는 축구인이 왜 축구협회에 가야 하는가. 돈도 명예도 아무것도 없는 축구협회다. 왜 가야 하는가. 축구 팬들의 외면을 받는, 반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암울한 곳이다. 왜 가야 하는가. 이런 곳에 가라고 떠미는 건 강요다. 협박이다. 폭력이다. 욕받이가 되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어떤 미래와 비전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이다.일각에서는 밖에서 비판만 하면서 책임과 희생을 피한다고 지적한다. 방향을 잘못 잡았다. 왜 그들이 축구협회에 가지 않는지 꼬투리잡지 말고, 축구협회가 왜 가고 싶지 않은 조직이 됐는지 반성부터 하는 게 먼저다. 좋은 조직이면, 가지 말라고 해도 서로 가려고 경쟁한다. 이런 경쟁 구도가 조직을 더욱 발전시킨다. 책임과 희생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 축구협회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축구협회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희생이 전제돼야 하는가. 축구협회 내부로 들어갈 의지가 있는 이들만 외부에서 비난할 수 있는가. 외부에서 비판했다고 내부로 들어가 책임지고 희생하라는 건 도대체 무슨 황당한 논리인가. 비판은 자유고, 직업 선택 역시 자유다. 축구협회를 외면하는 것도 자유다.지금 정 회장은 또 다른 '얼굴마담'을 찾고 있는 건 아닌가. 지금의 이슈를 유명인으로 돌리려는 전략. 지금껏 수없이 써 온 뻔한 전략이다.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젊은 축구인들도 더 이상 말려들지 않는 것이다.과거 이영표 부회장, 이동국 부회장 등 젊은 인재들이 집행부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이들의 축구협회 집행부 입성은 이슈가 됐다. 기대감도 불러일으켰다. 잠시의 이슈 후, 무엇이 달라졌나. 달라진 건 없다. 그대로다. 불통과 무능의 정 회장과 축구협회는 바뀌지 않았다.왜? 겉으로는 달라지는 척했지만, 안에서는 달라진 게 없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제왕적 체제'에서 젊은 인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무언가 바꿀 수 있는 권한도 주지 않았다. 이들은 보여주기식 인적 쇄신의 최전방에 배치되는 꼴이 된 것이다. 이런 희생양을 또 할 사람은 없어 보인다.시작부터 삐걱대는 정 회장. 할 일은 정해져 있다. 가짜,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쇄신, 변화, 개혁이다.말로는 이미 쇄신, 변화, 혁신을 약속했다. 하지만 축구 팬들은 믿지 않고 있다. 3번의 임기 동안 항상 반복된 말들이다. 더 이상 속지 않는다. 정 회장은 말만 했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 이에 축구협회는 변하지 않았고, 축구 팬들은 변화를 단 한 번도 느끼지 못했으며, 정 회장 임기가 길어질수록 한국 축구는 쇠락했다. -
- ▲ 정몽규 회장의 4선 체제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이번에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바닥을 친 신뢰를 조금이나마 찾아야 하지 않을까. 말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른 시일 안에 신뢰를 100% 되찾을 수 없겠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축구 팬들의 신뢰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자신이 잘못한 일을 고쳐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정 회장을 역대 최대 위기로 몰았던 사태들을 보자.승부 조작범 기습 사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논란, 홍명보 감독 논란, 국회 청문회, 국정감사,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등.사면은 철회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떠났고, 청문회, 감사는 끝났다. 되돌릴 수 없는 일들이다. 그런데 이 중 지금 잘못한 일을 고칠 수 있는 한가지가 있다.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살아있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다. 할 일은 감독 교체다.말뿐이 아니라,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지금 당장 축구 팬들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쇄신 의지,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통 의지, 실질적 변화를 주며 일말의 희망이라도 줄 수 있는 의지, 정 회장은 보여줘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결정적 방법이 바로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교체다.홍 감독 선임 논란은 한국 사회의 아킬레스인 불공정, 특혜 논란을 폭발시켰다. 축구를 넘은 사회문제로 커졌다. 한국 사회는 분노했다. 이는 과거처럼 시간을 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다린다고 여론이 잠잠해지지도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정 회장과 축구협회를 괴롭힐 치부다.정 회장과 축구협회는 홍 감독 선임에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지만, 이건 그야말로 정 회장의 생각, 세상과 동떨어진 축구협회 그들만의 착각이다.대한민국 정부 문체부가 감사를 통해 문제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정 회장과 축구협회는 일국의 정부를 무시하며 자신들의 방식이 맞다고 고수하고 있다. 정부와 전쟁을 치르면서 성공할 수 있다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전쟁의 피로감은 국민, 축구 팬들, 그리고 선수단의 몫이다.더욱 중요한 건 축구 팬들이 홍명보를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의 '주인'은 축구 팬들이다. 주인이 홍 감독의 자격을 인정을 하지 않는다. 이보다 더한 감독 교체 명분이 있는가.한국 대표팀의 '홈' 경기장에 초유의 감독 저격 목소리, "홍명보 꺼져"라는 단체 구호가 울려 퍼졌다. 참담한 장면이었다. 이후 선수단이 피해를 입자 '선수 응원 따로, 감독 비판 따로'라는 한국 축구 역사에 전례가 없었던 해괴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지난달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홈' 2연전. 한국은 약체 오만과 요르단을 상대로 1-1로 비겼다. 그것도 '홈'에서. 안방에서 종이호랑이가 된 한국 축구다. 굴욕이다. 정상적인 팀은 홈에서 더 강하다. 홈에서 약하다는 건 비정상적인 팀이라는 의미다. 분명 문제가 있다. 그것도 큰 문제가.경기 후 홍 감독은 모두의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발언을 했다. 홍 감독은 "홈에서 결과적으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그 부분이 뭐라고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하겠다. 무언가 홈에서 경기할 때 부담을 너무 많이 얻고, 분위기가 집중할 수 없는 느낌이다"고 말했다.한국 감독이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할 말은 아니다. 애써 부정하는 것인가. 홍 감독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축구 팬들은 모두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홍 감독 때문이다. 홈에서 홈 팬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
- ▲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안방 종이호랑이가 됐다.ⓒ연합뉴스 제공
축구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가 그렇다. 감독, 선수, 팬들이 하나 돼야 최강의 힘을 낼 수 있다. 팬의 지지가 없는 팀은 껍데기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 축구 대표팀은 어떤가. 갈라졌다. 원팀이 되지 못했다. 선수들은 응원하지만, 감독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세상에 이런 대표팀이 어디 있나. 단언컨대, 이런 팀은 절대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월드컵 본선에 간다고 해도, 큰 기대를 하지 못하는 이유다.이런 갈라치기를 끝내야 한다. 늦지 않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적한 불공정 선임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른 방법은 없다. 공정한 대표팀 감독 선임 시스템으로, 공정한 과정을 거쳐, 공정한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다. 그래야 축구 팬들이 돌아오고, 원팀이 될 수 있고, 월드컵에서 선전할 수 있고, 한국 축구가 살 수 있다.정 회장은 4선에 성공한 뒤 "국민 소통, 팬 소통을 핵심 가치로 열린 행정을 펼쳐나가겠다. 국민의 기대에 맞는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해 전력강화위원회를 재편하고,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공모제를 통해 선발할 수 있도록 여러 전문적인 의견을 모으고 검토하겠다.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 시스템을 갖추겠다. 팬들과 국민을 위한 대한축구협회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약속했다.정 회장도 인정한 셈이다. 홍 감독을 선임한 전력강화위원회가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문제가 아예 없었다면 전력강화위원회를 재편할 이유도 없다. 그리고 국민 소통, 팬 소통을 핵심을 꼽았다. 공허한 약속이 아니기를 바란다.진정 국민과 소통을 원한다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바람을 행동으로 실행해야 한다. 소통은 쌍방향이다. 국민은 감독 교체를 바란다. 정 회장이 여기에 귀를 닫고, 몸을 움츠린다면 국민과 축구 팬들의 마음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홍 감독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된 감독 선임 시스템에 다시 넣어 '재검증'하는 방법도 있다. 공정한 프로세스에 넣었는데 결과가 홍 감독으로 나온다면, 홍 감독을 당당하게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면 된다. 그때는 국민과 축구 팬들도 받아들일 것이다.홍 감독이 한국 대표팀 최적의 감독이라고 확신한다면, 재신임 과정을 거치는 것을 피할 이유는 없다. 그래야만 홍 감독도 떳떳하게, 자신 있게, '홈' 분위기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이끌 수 있다. 재신임 과정을 거부하는 것이 오히려 불신의 눈길을 키우는 것이다.불공정이라는 틀을 깨지 않고서는 절대 해결되지 않는 문제다. 정 회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진정 4기 체제의 성공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이런 과정은 축구 팬들이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다.정 회장이 독선적으로 그대로 밀고 나간다면,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지지받지 못하는 최악의 월드컵 대표팀이 탄생할 것이다. 월드컵이라는 세계의 축제가 한국에서는 재앙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이 치욕적 역사의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