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부담 주는 개악 … 사실상 폰지 사기"연금개혁 반대·기권 84명 … 3040 대거 이탈與도 55명 반대 … 당 연개특위 전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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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77인, 찬성 193인, 반대 40인, 기권 44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여야가 18년 만에 극적으로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이뤄냈지만 박수를 받지 못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84명의 의원이 반대 또는 기권했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에 반발해 당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개혁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무더기 반대표가 나왔다. 주로 3040세대 젊은 의원들이었다. 국민의힘은 당 소속 의원 절반이 넘는 55명이 반대 의사를 보였다.국민의힘 소속 30대 의원인 김용태·김재섭·박충권·우재준·조지연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졌고,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신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도 동참했다.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소영·전용기 의원 등이 반대했다. 김동아·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기권했다. 40대 이상 의원들의 반대표도 만만치 않았다. 정희용·진종오·윤상현·김도읍·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장철민·민홍철·박홍배 민주당 의원 등이 이탈했다.이들이 반대표를 던진 공통된 이유는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은 개혁이 아닐뿐더러 청년세대에게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연금개혁안은 보험료율(내는 돈)을 현행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0%에서 43%로 인상하는 것이 골자다.김재섭 의원은 연금개혁안에 대해 "기성세대의 협잡"이라고 반발했고, 천하람 의원은 "사실상 폰지 사기"라고 평가했다.국민의힘 연개특위는 이날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개특위 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금특위에서 만든 좋은 안들이 있었는데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세대에게 부담만 주는 개악을 한 것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특위 위원들은 모두 반대했지만 지도부에서 합의해 버렸다"고 덧붙였다.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리 기성세대가 연금을 더 받기 위해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아직 어린 아이들인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자는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다음 세대를 위한 대대적인 연금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애초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담겨있던 '보험료율 세대별 차등 적용'은 그나마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이런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문제라는 견해도 나온다.반대표를 던진 한 의원은 뉴데일리에 "나이가 어릴수록 더 오래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세대 간 형평성을 두는 게 맞다"며 "청년세대의 고통과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기성세대만 모여 만든 결과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반발 기류를 의식한 듯 의미 부여에 나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금 특위를 통해 구조개혁을 완성하면 젊은세대와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고 아픔을 달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여야가 합의해 결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왜 기성세대 이익만 챙기려 하고 미래세대에게 아픔을 주려고 하냐고 수없이 부르짖고 사자후를 토했지만 민주당이 완강히 거부했다"며 "미래세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저희가 힘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정 안정을 기대할 수 없는 '반쪽 개혁'이라는 비판과 협상에 관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다만 반걸음이라도 나아가야 했다. 떳떳하고 자신 있게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구조개혁을 통해 진짜 개혁다운 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