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원천 무효' 피켓 들고 모인 참가자들국힘 의원 12인, 이재명 민주당 강도 높게 비판탄핵 사태는 '공산세력 대 자유민주' 구도전광훈 목사 "국민저항권으로 尹 석방 추진"
  •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탄핵 원천 무효' 등의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탄핵 원천 무효' 등의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내가 나이가 구십이에요. 그래도 안 나올 수가 있어야지. 공산주의자들이 나라를 차지하면 우리 다 죽어요."

    관절염과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한모 씨를 포함해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는 희끗한 머리의 중장년과 노년층으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하기 위한 인파다. 대국본의 주축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다.

    이들은 제106주년 3·1절을 맞아 한 손에는 태극기, 다른 한 손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표 동맹국 미국의 성조기를 들고 모였다. 광화문역에서 정동까지 갓길을 빽빽히 메운 관광버스 행렬은 전국 각지에서 새벽같이 출발한 참가자들의 흔적이다.
  •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김보형 씨가 공산세력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김진희 기자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김보형 씨가 공산세력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김진희 기자
    서울 송파구에 사는 67세 김보형 씨는 "국민 모두가 기념해야 할 3·1절에 이렇게 시위에 나와야 한다는 게 슬픈 일"이라며 "어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까지 한국 민주당과 공산주의가 깊게 연관됐다는 발언을 내놓은 황당한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문제를 대한민국을 장악하려는 공산세력의 음모와 이를 척결하고자 하는 자유민주주의 세력 간의 갈등이라고 진단한 그는 4년째 토요일마다 광화문 일대에서 공산주의 세력 척결을 외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를 비롯해 공산세력, 종북좌파, 주사파 등 국내에 암약하는 공산주의 세력의 위협을 감지하고 이에 거센 반감을 표시하는 피켓이 집회 장소 곳곳에서 포착됐다.

    곧이어 시작된 집회에서는 직접 참석하지 못한 윤 대통령을 대신해 석동현 변호사가 연사로 나섰다.

    석 변호사는 전날 오후 윤 대통령과 접견에서 만나 탄핵 반대 집회 소식을 알렸다면서 "애국시민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원천 무효' 피켓을 흔들며 화답했다.

    석 변호사는 이어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끓고 있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알리려 계엄을 선포했다가 상상치도 못한 고초를 겪고 있다"며 "계엄을 선포하고 보니 확실히 (계엄 선포의 필요성을) 알게 됐다"고 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인파.ⓒ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인파.ⓒ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이날 집회에는 12명의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도 참석해 탄핵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다.

    연사로 참석한 강승규, 김선교 의원을 비롯해 강민국·김종양·김석기·박대출·서천호·조배숙·이종욱·임종득·이만희·윤상현 의원이 현장을 찾았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강승규 의원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누구도 끌어내릴 수 없다"면서 "22대 국회가 들어서자마자 국무총리, 판·검사 등을 대상으로 줄탄핵을 시도한 탄핵 세력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야말로 내란세력이자 반국가세력"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김선교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해 "단군 이래 최악의 악질적 비리 덩어리"라고 비난하며 "국회 마비 상태의 책임은 범죄자 이재명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한 시민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한 시민이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입을 모아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만든 장본인으로 이재명 대표를 지목했다.

    이종욱 의원은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물어뜯고 망치고 있는 이재명"이라면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경고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부 등 국가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강민국 의원은 "좌파정권 10년 만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 사법부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기둥이 썩어간다"면서 "사법체계를 파괴하는 헌법재판소를 탄핵하라"고 외쳤다.

    서천호 의원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은 윤 대통령을 석방하는 것"이라며 "공수처, 선관위, 헌재는 불법을 자행 중이고 척살해야 할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운 집회 참가자들은 도중에 내린 비에도 현장을 이탈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구호를 외쳤다.

    윤 대통령을 당장 석방하라는 구호에 인파 사이에서 "여기 모인 사람들이 그냥 가서 빼내자"는 농담 섞인 외침이 나와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대국본 국민혁명의장을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이날 헌법에 명시된 저항권을 발동할 적정수가 채워졌다고 선언하며 국민저항권에 입각해 윤 대통령의 석방을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 이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복귀, 공수처 구속, 헌법재판소 해체도 촉구했다.

    전 목사는 "홍콩은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지 3개월을 지나지 못하고 결국 중국으로 넘어갔지만 우리는 윤석열을 당선시키고 자유대한민국을 지켜왔다"며 "이제는 윤 대통령을 복귀시켜야 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판결이 날 때까지 광화문 국민대회는 계속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인파.ⓒ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불법·사기 탄핵 반대 광화문국민대회'에 참여한 인파.ⓒ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버스를 타고 다시 각 지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른 시각 인파를 빠져나온 이들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나와 감동"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양 손에 나눠든 7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침마다 눈을 뜨면 오늘은 혹시 좋은 소식이 있을까 뉴스창을 켜 보곤 한다"면서 "민주당이 행정을 '올스톱'시켜 나라를 망쳐놓고 있다. 하루 속히 윤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리자 지인이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겁을 주기도 했다"며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털어놨다.

    이날 연설과 공연 후 헌법재판소까지 행진이 계획돼 있었으나 예상보다 인파가 몰려 경찰과 협의 끝에 행진은 취소됐다.

    이날 주최 측 추산 집회 참가 인원은 500만 명, 경찰 비공식 추산 인원은 6만500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