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흔들기 멈춘 與, 尹 직접 언급 자제하지만집토끼 놓칠라 … 최종 변론 방청 위해 헌재行
  • ▲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을 방청하기 자리에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을 방청하기 자리에 착석해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최종 변론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탄핵 인용 여부는 국민의힘 운명과 직결되는 만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했다. 그간 헌법재판소의 공정성 문제를 부각하며 '헌재 흔들기'에 나섰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영장쇼핑' 의혹 논란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당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자 여권에서는 탄핵 인용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중도층 이탈 기류가 심상치 않자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강경 메시지를 통해 보수층 결집을 이뤄냈다면 지금은 완급 조절을 통해 중원 포섭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 수용 의사를 밝히며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꾸준히 헌재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하며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국민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헌재는 단심제이기에 그 결정에 대해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헌재의 결과에 우리 당으로선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우파 지지층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그간 국민의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국민의힘의 위치가 더욱 애매해져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 방청에 나서며 지지층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정부를 창출하는 데 함께 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최종 변론을 방청하러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 외에도 김기현·나경원·추경호 등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심판정을 찾았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종 변론을 기점으로 '윤 대통령 지키기' 기류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집토끼'와 '산토끼'를 잡기 위해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탄핵 인용 여부가 결정 난 뒤에 움직이면 늦다. 상대 당은 정치 성향까지 호떡 뒤집듯이 바꾸면서 중도층을 겨냥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국민의힘이라고 별 수 있겠나"라며 "윤 대통령의 최종 변론 발언에 담기는 내용을 토대로 당 인사들의 보폭도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강경론도 존재한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결정이 난 것도 아닌데 우리 당이 뽑은 대통령을 뒤로하고 조기 대선 준비해 착수한다는 것은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맞다. 조급하게 움직이면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