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미래, 이재명 향해 발언 수위 높여전병헌 "이재명 조기 대선 나오면 필패"이낙연, 대선 출마 가능성 … "尹·이재명 청산" 야권 표 분산? … 0.7%P 차 패배 악몽 재연되나
  • ▲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파쇼형 나치, 극좌, 이재명 킬링캠프."

    새미래민주당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쏟아낸 극언이다. 여권에서 나올 법한 과격한 단어들이 한때 민주당과 한솥밥을 먹던 새미래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이 대표의 집권만은 막겠다는 일념으로 '이재명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의 발목을 잡는 건 국민의힘이 아닌 새미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전병헌 새미래 대표는 25일 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이 범죄 리스크를 청산하지 않은 채 범죄 리스크의 주인공만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정당과 함께 할 이유가 없다"며 "그것은 민주당을 더럽히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조기 대선 가능성을 전제로 "윤석열 후보보다 훨씬 더 자질과 경쟁력이 있는 후보하고 상대할 것이기에 이재명 후보가 나오면 필패"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최근 '윤석열과 이재명의 동반 청산이 시대정신'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왔다. 그는 "민주당은 이재명 일주체제로 파쇼형 나치당으로 변질했다"(2월 13일 기자회견), "캠프 주변 인물 7명이나 주검이 된 '이재명 킬링캠프' 비극의 전모를 밝혀라"(17일 최고위원회의), "기본사회라는 극좌형 정체성을 갖고 있다"(21일 라디오) 등의 발언으로 이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으로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까지 지낸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당 공천 결과에 불복하며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이후 비명(비이재명)계 탈당파가 주축이 된 새미래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 지금의 민주당을 '가짜 민주당'으로 규정,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범야권 진보 진영에 속한 새미래는 현재 원내 '0석' 정당으로 사실상 정치적 영향력이 미비하다. 다만 여권과의 경쟁보다 민주당 견제에 방점을 찍는 행보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 대표 스스로 지난 13일 창당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집권 저지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찬성하지만 헌법재판소의 불공정한 탄핵 심판 진행에 대해선 비판적이다. 전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노골적인 성급함과 조급증의 콜라보 효과"라고 지적했다.

    새미래의 상임고문이며 '정신적 지주'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전면에 등장해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윤석열·이재명 정치 청산은 시대정신"이라며 "범죄를 옹호하는 정치는 대한민국을 침몰시킬 것"이라고 했다.
  • ▲ 이낙연 전 총리. ⓒ이종현 기자
    ▲ 이낙연 전 총리. ⓒ이종현 기자
    대선 출마 가능성도 내비친 이 전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5%의 안팎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10만 명의 일반당원을 가진 새미래가 이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내세우면 야권표 분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 지지자만으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표가 0.7%포인트 차로 패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김경수·김동연·김부겸·김두관·임종석 등 민주당 대권주자로 꼽히는 비명계 인사들이 '이재명의 아성'을 흔들고 있다. 이 대표가 최근 비명계와 연이어 회동하는 것도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에 대한 초조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미래가 개헌을 고리로 민주당 내 비명계 대권주자들과 세력화를 도모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며 비명계의 개헌 요구에 유보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전 대표는 "개헌에 반대하는 유일한 세력이 이재명"이라며 "범민주 개헌 연대 대 반개헌 세력과의 싸움으로 다음 대선을 치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도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비명계인 박용진 전 의원은 이 대표의 통합 행보 대상에 "이 전 총리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총리에게는 "대의명분의 큰 틀에서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새미래 관계자는 "윤석열 다음 이재명을 끌어내리는 게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재명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재판을 다 받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새미래와 연대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