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민이 먼저입니다' 저서로 복귀 신호탄당정 갈등 중심 韓 재등판에 계파 갈등 우려 커져"끌어올린 지지율 집안싸움으로 떨어질까 불안"
  • ▲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스타 장관'에서 '배신자' 낙인이 찍히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복귀가 임박했다. 여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등장으로 애써 잠재운 분열과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한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다름을 강조하고자 공격의 칼날을 정부를 향해 겨눠왔기 때문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전날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한 전 대표의 저서에는 21년 검사 이력은 빠져 있다. 철저히 '정치인 한동훈'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다.

    1년 남짓의 정치 인생이 담긴 한 전 대표의 저서에는 윤 대통령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윤 대통령이 있었기에 '정치인 한동훈'도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 전 대표의 저서가 여권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 재임 시절 늘 당정 갈등의 중심에 섰다. 윤석열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내세우며 변화와 쇄신을 역설했다.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에는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내가 계엄을 했나' 등의 책임 정치를 중요시 여긴 정치권의 정서에 반하는 메시지를 내 계파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결국 이런 내용이 한 전 대표의 저서에 실릴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그의 저서를 기점으로 한동안 잊힌 분열의 기억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할 경우 국민의힘은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프레임을 지우고 선거를 끌고 가야 하는데, 한 전 대표는 독자 노선을 구축하기 위해 등판과 동시에 이를 언급하며 같은 진영 내 상처를 부각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대선 전면에 나서면 국민의힘은 절대 탄핵의 강, 계엄의 바다를 건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저서에 비상계엄 선포 당시 "체포되면 죽을 수 있다. 피신하라"는 언질을 받았다는 비화를 소개하며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부각했다.

    그렇기에 가까스로 전열을 재정비한 국민의힘으로서는 한 전 대표의 저서가 반가울 리 만무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힘들게 끌어올린 지지율이 집안싸움으로 또다시 곤두박질 치지는 않을까, 우파 결집 현상이 신기루처럼 사라지지는 않을까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 전 대표 측은 지나친 기우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탄핵 심판이 종국으로 치달을 수록 여론과 당내 분위기도 변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 해제에 일조했던 만큼 중도층에 소구력 있는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전 대표가 가장 적절한 시대정신을 담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것이 시대정신이라면 거기에 가장 적합한 후보가 누구일 것이냐를 국민께서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