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도 보수 맡아야" vs "李 발언 부적절"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당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중도 확장을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이 대표의 발언이 장기적으로 득보단 실이 될 것이란 당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방송 '새날'에 출연해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사실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민주당이 중도 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우클릭' 논란에 대해선 "우클릭 안 했다. 원래 우리 자리에 있었던 것"이라며 "민주 정권이 언제 경제를 경시했나. 우리 보고 우클릭했다는 건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대표는 '보수에 가까운 실용주의자'를 자처했다. 최근에도 금투세 폐지, 한미동맹 강조, 상속세 완화 등을 주장해 '우클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성장론과 보편적 기본사회를 함께 주장했고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조항 적용에 대해선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위장 우클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당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명(비이재명)계로 꼽히는 민주당의 한 전직 의원은 뉴데일리에 "당대표라는 분이 신중치 못하게 당 정체성에 반하는 말을 했다. 혼란과 분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조기 대선 가능성이 크고 확장성 위기에 있으니까 한 말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인사는 "민주당이 늘 표방해 온 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었고 그 기저에는 경제적, 사회적 약자들을 중점으로 대변하는 것이기에 진보가 아니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설훈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FM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에 나와 최근 이 대표의 '우클릭' 논란에 대해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 보수당은 진보 쪽 정책을 택하고 진보적 정당들은 우클릭해서 보수적 정책들을 취합하게 돼 있다"면서도 "그렇다 하더라도 보수는 보수고 진보는 진보이기에 갖고 있는 기본 정신 자체가 흔들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원래 중도 보수 정당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민주당의 정치적인 이념 성향을 구태여 규정하자고 하면 중도 보수적인 스탠스가 맞다"며 "그럼에도 저희는 진보적인 지향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평화민주당 이후로 대중정당을 표방했다. 극우를 제외한 모든 세력을 포용할 수 있다"며 "중산층과 서민 노동자의 정당으로서 민주당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가치는 스펙트럼이 넓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