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물밑작업 한창이지만 조기 대선 발언 자제배신자 프레임 사로잡힐라 … '이재명 때리기' 집중
  • ▲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뉴데일리DB
    ▲ 오세훈(왼쪽)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뉴데일리DB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무르익으면서 여권 잠룡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대권 행보를 보일 경우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유력 대권주자들은 언론 노출 빈도를 높이며 몸풀기 작업에 돌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여권의 대선 후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내부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는 공통의 적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지층 환심 사기에 몰두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상적인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이재명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전에도 민주당의 '민주파출소' 논란과 '여론조사 특별위원회'를 때리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홍 시장도 다르지 않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보수 지지층의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민주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날 페이스북 게시글을 묶은 '정치가 왜 이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들은 보수·우파 세력이 강한 대구·경북(TK)에 출동하기도 했다. 전날 TK 출신 인사들 신년회에 오 시장과 원 전 장관, 김 장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여기에서 보수 지지층 입맛에 맞는 발언을 쏟아내며 세몰이에 돌입했다.

    안 의원도 부쩍 이 대표에 대한 대립각을 공고히 하며 이 대표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권 주자들은 직접적으로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여당에서 섣부르게 조기 대선을 입에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지금은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고 결론이 나기까지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전제로 가정해 대선 출마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른 행보"라고 했다.

    유력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 관계자도 뉴데일리에 "여당으로서 먼저 대선을 준비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며 "심지어 탄핵 반대를 원하는 지지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몸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다만 조기 대선이 가시화할 경우 빠르게 치고 나갈 수 있도록 '물밑 작업'에 나선 주자들도 있다.

    순식간에 대권주자로 떠오른 김 장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장관 측은 대선 캠프에 합류할 인사들 섭외에 나서는 등 조용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광역단체장인 만큼 공식 캠프를 가동하지 않아도 측근들을 활용해 메시지나 정책을 홍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서울시 측은 오 시장 페이스북 게시글을 기자들에게 개별적으로 홍보하며 언론 노출 빈도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발이 묶여 있는 대권 주자들이지만 수면 아래에서 각자 가동할 수 있는 채널을 최대한 가동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