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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의전당 외관.ⓒ예술의전당
푸른 뱀의 해 을사년(乙巳年)이 밝았다. 서울 예술의전당부터 부천·성남아트센터와 개관 25주년을 맞은 LG아트센터까지 한 해를 수놓을 국내 주요 공연장의 2025년 기획 프로그램을 한데 모았다. 다양하고 화려한 볼거리, 동시대성을 살린 이야기로 올해 무대를 채울 주요 공연들을 소개한다.
◇ 예술의전당, 새로운 도약 준비
2024년이 새로운 30년을 설계하는 원년이었다면, 2025년은 그 청사진을 실현하는 첫 해다. 예술의전당은 올해 '장르별 예술 전문성 강화 및 활성화'와 '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한일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일본 신국립극장과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고, 국립‧민간 예술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공연예술계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며, 해외 유수 예술단체들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신작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5월 25·29일·31일)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며 제작극장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알린다. 최초의 동양인 수석무용수 박세은이 출연하는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 갈라'(7월 30일~8월 1일), 기존과 차별화된 구성의 'SAC 오페라 갈라'(8월 23~24일) 등이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CJ 토월극장에서는 한일수교 60주년 기념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11월 14~23일)이 공연된다. 작품은 1969년 일본 간사이 지방을 배경으로 한 재일교포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유소극장에서는 △연극 '랑데부'(4월 5일~5월 11일)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무용 '얍! 얍! 얍!', 뮤지컬 '달 샤베트' 7월 18일~8월 24일) △2025 리:바운드 축제(10월 14~11월 16일)가 이어진다.
음악당은 월드스타시리즈와 앙상블시리즈, 현대음악시리즈 등 80여 회의 기획공연과 함께 37년 전통의 교향악축제, 5회를 맞은 국제음악제가 관객을 찾아간다. △르네 야콥스와 B’Rock 오케스트라의 헨델 프로젝트(3월 29일)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 선우예권(10월 19일) 크론베르크 앙상블 초청 콘서트(6월 21일) △요한 달레네 바이올린 리사이틀(6월 25일)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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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첼리스트 한재민,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부천아트센터
◇ 부천아트센터, 한국·프랑스·러시아 클래식 국가대표 출격
2023년 5월 19일 개관한 부천아트센터는 지역극장 최초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공연장이다. 상반기 라인업으로 △한국·프랑스·러시아·라트비아 출신의 클래식 국가대표가 선사하는 '프라임 클래식과 오르간 시리즈' △신진 아티스트의 무대 '영 프론티어 시리즈'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 사업 선정작 'BAC 초이스' 등을 마련했다.
'프라임 클래식 시리즈'의 시작은 현악 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3월 1일)이 문을 연다. 크리스티안 마첼라루가 이끄는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5월 2일)가 29년 만에 한국에 온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협연자로 나선다. 이어 첼리스트 한재민과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의 듀오 리사이틀(6월 1일)이 열린다.
'오르간 시리즈'에서는 라트비아를 대표하는 이베타 압칼나 오르간 리사이틀(4월 5일), 티에리 에스카이쉬 & 로맹 를뢰 오르간 콘서트(5월 24일)를 만날 수 있다. 오르가니스트 박준병(2월 22일), 트럼페터 이현준(3월 22일), 클래식 기타리스트 조대연(4월 12일), 피아니스트 김선민(6월 21일), 첼리스트 정우찬(7월 19일)이 '영 프론티어 시리즈' 무대에 오른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1200억뷰를 돌파한 '아기상어' 노래의 오케스트라 버전 '핑크퐁 클래식 나라 - 뚜띠를 찾아라' 콘서트가 진행된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와 함께 하는 마지막 투어다. 'BAC 초이스'에서는 △허윤정의 거문고 절정 '絶靜'(4월 26일) △조이오브스트링스 '스타즈 앤 스트링스'(6월 13일) △노벨 문학상 작가 메테를링크의 희곡을 무대화한 연극 '파랑새'(6월 28~29일)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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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러브 비욘드' 공연.ⓒTommy Ga-Ken Wan
◇ 개관 20주년 성남아트센터, 국내 초연·단독 공연 등 기획
성남아트센터는 개관 20주년을 맞아 해외 무용·연극 초연부터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피아니스트 조성진·소프라노 조수미 등 클래식 거장 무대, 꾸준히 사랑받아 온 브랜드 공연 시리즈까지 알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스타 안무가 호페쉬 쉑터의 최신작 '꿈의 극장'이 3월 14~15일 초연된다. 2024년 6월 프랑스 파리 시립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꿈의 극장'은 꿈과 현실을 넘나들며 불안과 희망, 욕망 등의 무수한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2024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최우수 작품상에 빛나는 연극 '러브 비욘드'가 11월 28~30일 앙상블시어터에서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다.
콘서트홀에서는 세계적인 연주단체의 내한부터 국내 단독 리사이틀까지 클래식 애호가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공연들이 기다린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바리톤 크리스티안 게르하허의 첫 내한 리사이틀(3월 9일) △야쿠흐 흐루샤 지휘의 밤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5월 31일, 김봄소리 협연)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6월 15알) △갈라 콘서트 '조수미 & 위너스'(6월 21일)가 주목할 만하다.
성남아트센터의 브랜드 공연 시리즈도 계속된다. '마티네 콘서트'(3~12월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는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진행을 맡고 피아니스트 신창용,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등이 참여한다. 또 △6회째를 맞이한 '2025 발레스타즈'(7월26~27일) △성남아트리움 작곡가 시리즈(연중 2회) △2025 연극만원 '서로의 빛'(3~8월 연중 5작품) 등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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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 공연.ⓒLG아트센터
◇ 매튜 본·피나 바우쉬·임윤찬…LG아트센터 25주년 빛낸다
LG아트센터가 문 연지 25주년을 맞이했다. LG아트센터는 2000년 3월 강남구 역삼동 LG강남타워(현 GS타워)에서 공식 개관했으며, 2022년 10월 강서구 마곡지구로 이전해 'LG아트센터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980편의 작품, 누적 관객 515만 명을 기록했다.
2025년 기획공연 'CoMPAS 25' 라인업에는 전설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 해외 오케스트라, 국내 아티스트들의 신작 등을 구성했다. 먼저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6월 18~29일) △20년 만에 내한하는 영국 로열 발레 '더 퍼스트 갈라'(7월 4~6일) △현대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카네이션'(11월 6~9일)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과 예테보리 오페라 댄스컴퍼니의 '해머'(11월 14~16일)가 찾아온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인 김선욱과 임윤찬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김선욱은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4월 5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준다. 임윤찬은 클라우스 메켈레 지휘자가 이끄는 파리 오케스트라(6월 13일)와 호흡을 맞춘다. 이날 라벨 '쿠프랭의 무덤'과 라벨이 편곡한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이자람 판소리 '눈, 눈, 눈'(4월 8~13일) △창작 집단 양손 프로젝트 '유령'(가제·10월 16~26일) 신작 무대가 예정돼 있다. '눈, 눈, 눈'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주인과 하인'을 모티브로 보라 속에서 길을 잃은 상인과 하인의 이야기를 판소리로 재구성했다. 배우 이영애가 출연을 검토하고 있는 헨리크 입센의 연극 '헤다 가블러'(5월 7일~6월 8일)도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