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오해받을 수 있는 표현 쓰지 말아야"당 일각서 "본인 띄우려다 정치력 부족 드러내"
  • ▲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과 국가수사본부 간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한 글에 대해 당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이 자신의 성과를 포장하려다 '정치력 부족'만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이런 상황에서 오해받을 수 있는 그런 표현은 쓰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의원이나 야당 의원이나 현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부에 있는 분들하고 소통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어쨌든 굉장히 예민한 상황 아닌가. 본인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 뭐 이런 것을 좀 보여주기 위해 한 것이지 어떻게 경찰 국수본에 있는 분들이 이 의원하고 내통해서 뭔가 지시를 받고 그렇게 활동을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체포영장 만기를 하루 앞두고 우리 당과 국수본 간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여당으로부터 "수사기관과 불법 내통을 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의원은 논란이 되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같은 글 초고에서 '주말경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있지만'이라는 문구를 썼다가 삭제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재집행 시점을 '오는 주말'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법원의 영장 재발부가 이뤄지기도 전이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재선 의원은 "정치인이니까 '내가 열심히 했다'고 본인을 띄운 건데 정치력과 정무적 감각이 없어서 벌어진 일"이라며 "공무원 출신이라 그런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경찰청 정보국장, 대구지방경찰청장, 부산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낸 '엘리트 경찰' 출신이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이런 경력이 경찰과의 내통 정황을 더 의심케 만든다고 봤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의원과 국수본 관계자 등을 직권남용과 청탁금지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이 피감 기관과 정당한 범위 내에서 소통한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행안위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국수본을 자주 방문해 보니까 그쪽도 만만한 조직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이 전문적 경력을 토대로 국회 차원의 요구를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내통이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본회의 출석은 안 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만 만나는 것도 내통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 또 다른 관계자도 "경찰 조직도 윤석열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인데 야당이 무슨 내통을 하겠느냐"며 "내통을 하더라도 여당이 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오전에 '국수본 메신저'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