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퇴진으로 갈 길 잃은 친한계'희생양' 이미지로 동정 여론 띄우기韓 정치 복귀 가능성으로 존재감 부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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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로 친한(친한동훈)계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친한계가 '희생양 한동훈' 프레임을 띄우며 계파색을 공고히 하고 있다.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 전 대표를 "우리 당 다수의 강압적인 힘에 의해 쫓겨난 대표"라며 "국민이 우리 당에 대해 애정을 가진다면 한 전 대표를 다시 부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정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조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그는 "친윤계는 비상계엄 해제 당시 한 분도 국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엄에 동조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분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날을 세웠다.이어 "잘못한 대통령을 벌할 생각은 안 하고 계엄을 해제에 앞장섰던 대표를 몰아낸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며 "국민의힘이 계엄을 옹호한 '내란의힘'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친윤계 의원들이 한 전 대표를 몰아냈다고 주장했다.그는 "친윤들이 일단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하고, 그다음에 들어가서 투표를 하자고 결정한 순간 이미 탄핵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사실상 탄핵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탄핵당했을 경우 그 책임을 모두 한 대표와 측근들에게 몰아서 공격의 빌미로 삼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김 전 최고위원은 또 한 전 대표의 축출 과정에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작용했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건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본인(윤 대통령)이 한 전 대표가 축출돼야만 그나마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한 전 대표의 정치 재개 가능성을 부각하며 입지를 다졌다.신 전 부총장은 먼저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업적을 추켜세웠다. 그는 "전당대회까지 포함하면 6개월을 제가 한 전 대표랑 같이해 왔다"며 "한 전 대표는 지난해 말에 비대위원장을 맡아 4·10 총선까지의 그 시간, 이번에 전당대회 출마부터 어제 사퇴까지 6개월 정말 압축적인 경험을 했다. 3·4선 중진 의원도 경험하기 힘든 그런 압축적인 경험을 한 전 대표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한 전 대표가 전날 사퇴 기자회견 후 지지자들에게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데 대해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라고 역설했다.신 전 부총장은 "어제 한 대표의 사퇴는 합리적 보수의 일시적인 좌절"이라며 "성찰을 통해 더 단단해지고 거듭나고, 두 번 세 번의 좌절은 없도록 더 튼튼히 무장해서 계속 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처럼 친한계가 한 전 대표의 퇴진에도 목소리를 키우는 데는 '좁아진 입지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친한계는 그간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초·재선 의원들과 비례대표 의원들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당내 주류로 평가받지 못했다. 한 전 대표가 당의 수장으로 우뚝 섰을 때도 친한계 의원들의 목소리가 당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보다는 '일부'에 그쳤던 일이 부지기수였다.그런 친한계 입장에서는 수장인 한 전 대표의 퇴진으로 더욱 쪼그라들 위기에 처했다고 판단, '희생양 프레임'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당 안팎에서는 친한계의 행보를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처럼 한 전 대표와 함께 구석으로 몰리다 이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의원도 한 전 대표의 퇴진에 대해 "기시감이 든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