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게시판 논란 두고 지도부 정면충돌격분한 한동훈 … "참나" 헛웃음 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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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논란을 두고 계파간 신경전에 더해 공개회의에서 지도부가 정면으로 충돌하기까지 했다.◆한동훈-김민전, 공식 석상서 '설전'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당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당원게시판 논란을 정조준했다.김 최고위원은 "제가 당원게시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정당은 민주적이고 정당 의사 형성 과정도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의혹이 제기되니 일부 최고위원 등 당직자가 '팔(8)동훈'(한동훈 대표 이름으로 당원게시판에 글을 올린 8명)이 있다고 언론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어떻게 '8동훈'이 있는지 알게 됐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이어 "당에서 한 대표 사퇴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을 고발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만약 고발한다면 저에게도 무수히 많이 사퇴하라는 문자 메시지가 온다. 그 번호도 따서 드릴 테니 고발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그러자 한 대표는 "잠시만요"라며 제동을 걸었다. 그는 "발언할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말씀해 주면 좋겠다. 그런 고발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고 반발했다.당 공식 회의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이 언급되더라도 대응을 자제한 한 대표가 침묵을 깨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이후 김 최고위원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사가 났다. 기사를 보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반박했고, 이에 한 대표는 "참나"라며 헛웃음을 지었다.서범수 사무총장도 "사퇴하라고 해서 고발하겠다고 한 사실은 금시초문"이라고 가세하자, 김 최고위원은 "해당 기사가 오보라면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고 했다.신경전이 격화할 조짐이 보이자 추경호 원내대표는 "해당 내용은 비공개회의 때 논의하자"며 중재에 나섰다.지도부는 비공개회의에서도 정면으로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회의장 밖에서는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격분한 한동훈 "당대표 흔들어 보겠다는 것"한 대표는 공식회의가 끝난 뒤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나. 사전에 확인한 게 아니다"라며 "저를 비판했다고 고발할 리 있나. 본인이 못 찾겠다고 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선 "제 가족 명의로 돼 있다는 글은 대부분 언론 기사와 사설이고, 도를 넘지 않은 정치적 표현으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며 "문제 있는 게 아닌 게시글을 누가 게시했는지 밝히는 건 정당으로서 기본 원칙을 해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또 "어떻게든 당대표인 저를 흔들어보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 뻔한 의도에 말려들 생각이 없다"며 "당의 자해성 이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말을 아껴왔다. 저답지 않다고 그러는데 계속 이래왔다"고 강조했다.김 최고위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게시판과 관련한 논란은 조기 종식돼야 한다는 생각이고, 그것이 조기 종식되기 위해서는 결국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이건 누구나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고, 이것이 당의 건강성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했다.한편, 김 최고위원이 이날 언급한 내용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가 당대표를 사퇴하라거나 추가 의혹을 폭로하겠다는 식의 글을 고발 대상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한 언론 보도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