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음주·식사 도중 피해 학생 볼에 뽀뽀하고 "네가 좋다" 등 발언서울문화재단, 12월 개막 예정인 극단 골목길 공연 취소 결정
  • ▲ 연출가 박근형.ⓒ서울문화재단
    ▲ 연출가 박근형.ⓒ서울문화재단
    연극계 거장인 연출가 박근형(61)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가 제자 성추행 혐의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12월 개막 예정이던 공연이 취소됐다.

    12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한예종 등으로부터 받은 내용에 따르면 박 교수는 지난 4월 학생들과 식당에서 음주·식사를 하던 도중 피해 학생의 볼에 뽀뽀하고 "아가, 아가", "나는 네가 좋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예종은 8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박근형에 대해 국가공무원법·한예종 윤리강령 교원 실천 지침에 의거해 정직 3개월(8월 21일~11월 20일) 처분을 내렸다.

    박 교수는 정직 기간에도 자신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의 공연을 강행했다. 8월 23일~9월 8일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연극 '구름을 타고 가는 소녀들'을 연출했으며, 10월 25~26일 경남 밀양아리랑센터에서 '경숙이, 경숙 아버지'를 공연했다.

    징계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문화재단은 재단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12월로 예정된 박 교수의 공연을 취소됐다. 서울문화재단은 극단 골목길의 '겨울은 춥고 봄은 멀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길다'를 12월 6일~내년 1월 12일 대학로극장 쿼드 무대에 올리려고 했다.

    서울문화재단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단체의 사정으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공연이 취소되었음을 안내드린다"며 "공연을 기다려 주신 관객 분들에게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심히 안타까움을 전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티켓은 일괄 취소되며, 예매처를 통해 차례대로 전액 환급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징계 사안이 뒤늦게 확인돼 계약 해지 및 공연 취소를 결정했다. 제작을 위해 극단에 지급한 지원금을 전액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형은 한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제가 잘못해서 정직 처분을 받은 게 맞다"며 "피해 학생과 제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