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정부 임계점 넘은 것으로 판단민주당, 이미 尹 육성 녹취록 다수 확보제보자 보호 이유로 추가 공개 막판 조율 중일반 국민 집회로 유입할 방안으로 거론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들이 2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축하공연 노래를 따라부르며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지도부들이 2일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해 축하공연 노래를 따라부르며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장외 투쟁에서 재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이 변명 일색이라는 판단하에 공개된 장소에서 추가 녹취록을 공개하거나 기존 녹취록을 재생해 현장 흡인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추가 녹취록 공개를 광장에서 만천하에 공개하던지, 기존 녹취록을 현장에서 틀든지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드러났기에 그게 진실인지 공개적으로 국민께서 판단을 구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시청역 일대에서 단독 집회를 진행한다. 단독 집회라지만, 민노총 등 종북 성향의 시민 단체들이 주도하는 집회 장소가 같고 시간이 바로 맞닿아 있다. 조국혁신당과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도 참여해 연대사를 할 예정이다. 지난 2일 민주당이 단독 개최했던 집회에 2만 명 안팎(경찰 추산)이 모인 것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탄핵과 같은 구호보다는 김건희 특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현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 있어 윤 대통령의 목소리가 담긴 녹취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민주당 내부의 생각이다.

    이런 민주당의 구상은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매우 심각하게 바라 보고 있는 데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는 질문에 "국민들께서 흔쾌히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후 이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 임계점이 넘은 것 같다는 취지의 감상평을 짧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공개 석상에서도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당내에서 원색적 비난이 나오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권 주자로서 진중함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자세히 들어보니 반성은 없고 국민 앞에 솔직하지 못했다"며 "뭘 사과했는지 모르겠다는 국민 말씀이 많았다. 진지한 성찰과 사과, 국정 기조 전면 전환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했다. 

    집회에서 녹취록이 공개되는 것이 입소문이 나면 계속되는 장외 투쟁의 일반 국민이 유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민주당은 오는 9일에 이어 16일에도 3차 장외 투쟁을 갖는다.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미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은 특히 제보자 신원 보호를 우선으로 추가 녹취록 공개 직전 마지막 이견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특정인이 특정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제보자가 걱정을 많이 하고 있기에 우리도 마찬가지로 더욱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조율이 마무리되면 바로 공개해도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여당은 전형적인 선동 정치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장외 투쟁이 맛집도 아니고 170석 가진 야당이 집회 홍보를 대통령 녹취를 가지고 하느냐"면서 "이재명 대표 선고일이 다가오니 민주당이 이성을 점점 잃어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