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다혜 씨 음주 사고 후 SNS에 글 안 올려퇴임 후 888일 간 페이스북 글 217개 게시책방 오픈 전 제외하곤 장기 침묵 사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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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수세미 수확을 알렸다. ⓒ페이스북 캡처
퇴임 일성으로 "잊히고 싶다"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에만 217개의 페이스북 글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임 후 888일 만으로, 약 4일에 한 번꼴로 자신의 근황을 SNS를 통해 알린 것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딸 다혜 씨의 음주 사고 후 열흘간 SNS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14일 문 전 대통령 페이스북에 따르면, 그는 2022년 5월 9일 퇴임 후 217개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문 전 대통령은 도서 추천 글을 적극적으로 작성했다. 가장 많은 56개의 글을 '책 추천'을 위해 작성했다. 지난 5월에는 자신의 외교·안보 회고록인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지난해 2월에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쓴 '조국의 법고전산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딸 다혜 씨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는 평산책방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자신이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는 일상도 게시글을 통해 공유했다.곤란한 상황에서 해명이나 윤석열 정부 비판하는 글도 썼다. 퇴임 초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주변에서 확성기 시위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했다.2022년 11월에는 '개 파양' 논란이 일자 '평산마을 비서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려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자 해명에 나섰다. 대통령실이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미루고 있다는 취지다.각종 현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023년 잼버리 파행 논란에도 정부 비판에 나섰고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를 결정한 일본 정부와 우리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같은 해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에도 반대 메시지를 냈다.2024년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의 해외 순방 지출 경비가 논란이 되자 "제발 품격 있는 정치를 합시다"고 밝혔다.각종 축하·추모 메시지도 계속해서 냈다. 재임 시절 역점 사업이던 누리호 발사 성공이 대표적이다. 2023년 8월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우승을 축하했다. 같은 해 12월 배우 이선균 씨의 사망에도 추모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통해 수사기관과 언론의 관행을 비판했다. 국내가 아닌 해외 현안인 터키 대지진에도 추모글을 올렸을 정도로 국내외와 분야를 넘나들었다.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책도 언급했다. 그는 2023년 3월 "제주 4·3을 앞두고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고 했다.이렇게 각종 이슈에 빠지지 않던 문 전 대통령이 한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지막 SNS 게시글은 지난 2일 게시한 수세미 수확 사진과 글이다.특히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새벽 다혜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경찰에 입건된 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혜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49%로 면허취소 수준으로 운전하다 택시 기사와 사고를 냈다.문 전 대통령이 12일간 SNS를 끊은 사례는 드물다. 개 파양 논란, 여름휴가(이상 13일), 반려견 마루 사망(16일), 평산책방 오픈 직전(35일) 정도가 거의 유일한 장기 '휴지기'다.정치권에서는 딸의 명백한 사고에 관해 문 전 대통령이 속을 끓이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의 과실이 아닌 만큼, 도의적 사과 정도로 끝내야 한다는 일반론도 나온다.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도의적으로 사과해도 문 전 대통령에게 손가락질할 사람은 없다"며 "속상하고 속을 끓이고 있겠지만 논란이 빨리 줄어들 수 있도록 문 전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든 유감 메시지 정도는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