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만찬, 대통령이 민심 듣는 자리 돼야"당 안팎서 '당정 수평관계' 필요성 제기돼
  •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오는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 간 만찬을 앞두고 "수평적 소통의 장이 돼야 한다"는 견해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안팎에서는 "대통령실에 대한 당의 일방적인 수직관계를 벗어나 수평관계를 정립할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는 24일 만찬에 대해 "민생의 어려움을 논하는 자리에서는 허심탄회하게 서로 경청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나"라며 '대통령의 경청'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의원들이 추석 연휴 기간 장기화한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민생의 어려움으로 경색된 민심 등을 확인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그간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세가 동반 하락하자 차제에 당정 간 수평관계를 수립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여당의 주도적인 역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견해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한 대표가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즉답을 피하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이에 대한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의 또 다른 의원은 '윤·한(尹·韓) 독대' 가능성에 대해 "이제는 당이 수직적으로 정부에 협조했던 기존의 모습을 벗어나 대통령실도 여당에 협조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김 여사 리스크와 협의체 출범에 대해서도 "대통령실이 당에 협조를 안 해도 너무 안 해주는 것 같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처럼 여당이 이슈를 주도한 여야의정협의체가 의제 제한과 전공의 구속 등 의료계를 자극하는 정부의 태도로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국면 전환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취지의 당내 의견은 공식 석상에서도 이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당정 간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독대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공개적으로 말하기 좀 껄끄러운 것들이나 모든 것을 열어두고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껄끄러운 사안'의 사례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거취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언제든지 대통령께 민심의 현주소에 대해서 항상 알리고 또 서로 협의하고 논의하고 이런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두 분이 서로 만나게 되면 민심의 따가운 현주소에 대해서 당연히 얘기해야 된다"고 했다.

    당정 수평관계 수립이 도리어 정부와 여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는 24일 만찬에 대해 "정당은 여론에 대한 민감성이 대통령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만찬에서는 대통령이 여당의 얘기를 듣고 여당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자리이지, 대통령의 입장을 여당에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자리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 간 건강한 차별화가 정부와 여당 모두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