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회, 비서실 감사 대상 포함 조례안 통과 민주, 도의원 77명 보유했지만 감사 반대 13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거부권 행사 안 할 듯이재명 논란 재점화될 가능성에 친명계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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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정상윤 기자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 비서실 행정감사 조례안이 통과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전임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관련한 논란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조례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친명(친이재명)계는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1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동연 지사가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논란의 행정감사를 굳이 받아줄 필요가 없다"며 "김 지사의 행보가 매우 중요하고 예민한 시점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앞서 경기도의회는 지난달 27일 경기도 비서실과 보좌기관 등을 행정감사 대상에 포함하는 '경기도의회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과시켰다.경기도의회 정당별 도의원 수는 민주당 77명, 국민의힘 76명, 개혁신당 2명이다. 그런데 해당 조례안은 재석 의원 115명 중 찬성 98명, 반대 13명, 기권 4명으로 통과됐다. 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가 있는 경기도에서 민주당 도의원들이 대거 경기도 비서실 감사에 찬성한 셈이다.소수로 전락한 민주당 내 반대 세력은 김 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경기도로 이송된 조례개정안은 20일 이내에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거부권 행사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당도 조만간 출석 대상 등을 놓고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민주당의 분열은 경기도의회 원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의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15일 원 구성 협상을 통해 비서실 감사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를 국민의힘이 가져가는 것으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이 '그립감'을 쥐고 감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의원총회 추인이 없는 합의였다며 오는 18일 의원총회를 예고한 상태다. -
-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월 3일 오전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도의회가 경기도 비서실 감사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의힘의 압박과 함께 '이재명 경기도 인사들'의 문제가 한몫 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재직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고 전형수 씨, 정책비서관을 지낸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과 관련된 논란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양당에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이 전 대표와 관련된 과거 논란은 물론, 새로운 의혹 제기가 쏟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행정감사는 오는 11월 진행될 예정이다.공교롭게도 행정감사 기간은 이 전 대표에게 예민한 시기다. 위증교사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2개의 재판 1심 선고가 10월 말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소강 상태에 있던 이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 논란이 재점화할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오는 11월이다.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경기도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경기도의회에서 만큼 도지사의 영향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김 지사의 의중이 향후 감사에서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잡음의 정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친명계는 김 지사가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나선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잠재적 경쟁자인 김 지사가 최근 친명계와 대척점에 서 있는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을 흡수하고 있어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앞서 김 지사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전 의원과 강민석 전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은 각각 경기도 도정자문위원장과 경기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이 밖에도 안정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은 문재인 청와대 선임행정관, 신봉훈 경기도지사 정책수석은 노무현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다.강권찬 기회경기수석과 김남수 정무수석도 친문계로 분류된다. 주형철 경기연구원장도 문재인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지냈다.중앙정치와 관련한 행보도 늘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고, 13일에는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해병대 채수근 상병 묘역을 참배했다.친명계로 꼽히는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도청 비서실 행정감사를 한다는데 현직 지사가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이상하다"며 "경기도의회 민주당이 쪼개진 것도 결국 김 지사의 영향력이라고 봐야지 않겠나"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