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최대 현안 산은 이전·가덕도 신공항 등 약속'읽씹' 논란 신경전도 … "고의로 패배" "다중인격"
  • ▲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 대표 후보들이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 대표 후보들이 무대에 올라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산에서 진행된 2차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들이 부산 맞춤형 '4인4색' 공약을 내놓으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며 당원이 밀집된 지역인 만큼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이에 후보자들은 영남권 당심 공략을 위해 가덕도 신공항·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저마다의 공약을 내세우며 한 표를 호소했다.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원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당원 권한 확대'를 약속했다. 

    원 후보는 "우리는 집권여당이다. 당과 정부가 함께 바뀌겠다"며 "무기력한 당을 당원 중심의 살아 숨쉬는 정당으로 바꾸겠다. 당원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겠다"고 했다.

    원 후보는 연설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최대한 자제했지만 '순직해병특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며 한동훈 후보와 차별화에 나섰다. 그는 "순직해병특검법에 함께 뭉쳐 대응해야 한다. 당정이 갈라지면 정말 우린 다 죽는다"며 "당이 25년간 키워온 사람, 국정 경험이 많은 사람, 대통령과 신뢰에 기반한 소통이 가능한 사람은 바로 저 원희룡"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표심 공략을 위한 공약도 제시했다. 원 후보는 "남해안 개발 특별법, 부울경 메가시티, 산업은행 이전, 교통망 확충 제가 제일 잘한다"며 "이미 다 계획이 있다"고 했다.

    한동훈 후보도 PK지역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부산 북항 재개발 등을 언급하며 해결사를 자처했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집권당 힘으로 확실히 이루겠다"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정부의 약속을 현실화하고 북항 재개발과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당장 실현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총선에서 막판 결집을 통해 개헌 저지선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 PK지역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그는 "부산, 울산, 경남은 이번에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살려주셨다"며 "총선이 불과 2~3주 남은 시점에 우리당의 예상 의석 수는 100석을 밑돌았다. 저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격전지를 돌며 '대한민국을 지켜달라'고 절실히 호소했다. 여러분 덕에 우리는 개헌 저지선, 탄핵 저지선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도 PK 지역 민심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108석을 얻으며 탄핵의 저지선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애당심 덕분"이라며 "부산, 김해, 양산 등 낙동강 벨트 10석 중에 7석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부산과 양산, 울산을 잇는 광역철도 사업을 이행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전략적으로 해결해 내겠다"며 "부산과 양산, 울산을 잇는 광역철도 계획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과 제가 힘을 합쳐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PK 경제회복 특별위원회도 약속하며 "윤상현과 함께 아래로부터의 혁명을 통해 우리 당의 썩은 기득권을 폭파시키고 당원 중심의 정당, 국민을 섬기는 섬김의 정당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나경원 후보는 원내 당대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나 후보는 "국회의원 당 대표여야만 본회의장에서 직접 민주당을 저지할 수 있다"며 "108명 의원과 단일대오를 형성해서 원내 투쟁의 전면에 나설 수 있는 '현역 의원 장수'가 우리 당에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PK 민심을 사로 잡을 공약도 내놨다. 그는 "부산에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울산은 이제 AI, 자율주행차의 메카다. 경남은 원전·K-방산 그리고 우주항공산업단지의 메카다. 제2 수도권으로 부울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무대에 올라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열린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무대에 올라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네 후보들은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최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했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서로를 향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날도 한 후보와 원 후보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 메시지 '읽씹'(읽고 무시) 논란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원 후보는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하는 총선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게 아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한 후보를 비판했다.

    원 후보는 또 "총선 승패의 가장 큰 갈림길, 승부처에 대해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 모두 반대하는 상황에서 문제의 당사자인 영부인이 비대위의 결정을 따른다고 논의하자고 하는데, 같은 테이블에서 대면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면 그것도 당무 개입이고 사적 개입인가"라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뒤이어 무대에서 내려온 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원 후보의 공세에 대해 "다중인격"이라고 규정하며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한 후보는 "어제 선거관리위원회가 무서워서 마타도어, 네거티브를 안 하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굉장한 태세 전환을 보였는데, 오늘 아침부터 다시 신나게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 이런 다중인격 같은 구태정치는 청산돼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천 의혹에 대해서도 "늘 오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방식이다. 이게 원 후보가 말하는 정치 경험인가"라며 "그건 배우고 싶지 않다. 정당법에 따르면 허위사실 유포는 심각한 범죄"라고 일갈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의 사과도 촉구했다. 그는 "기회를 드릴 때 진솔하게 사과하고 이런 구태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반성을 공개적으로 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