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 아닌 당사자가 결정할 일""6개월 지난 시점에 왜 논란되는지 의문"
  •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7월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당대표에 출마 선언을 하기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7월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할 당대표에 출마 선언을 하기위해 기자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도전한 한동훈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명품백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와 그 이상도 하겠다"는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를 '읽씹'(읽고 답장하지 않음)했다는 논란이 과열되자 한 후보 측은 '공적'인 채널을 통해 충분히 소통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신지호 한동훈 후보 캠프 상황실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에게 문자를 받은 시점을 공개하며 논란을 수습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공식 채널을 통해서 사과해야 되지 않겠냐는 의사를 (대통령실에) 수차례 전달했다. 소통은 그렇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당시에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라인을 통해 사과의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했다.

    신 실장은 "(문자는) 지난 1월 19일에 왔는데 그 다음날 장예찬 당시 최고위원이 자신의 유튜브에 '사과하면 안 된다'며 여러가지 강력한 표현들을 썼다"며 "21일에는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오찬 회동을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날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그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됐다고 해서 시끌벅적했다"며 "22일에는 또 텔레그램 단톡방에서 이용 의원이 '사과를 한다 해서 지지율이 오르지도 않는다. 사과를 하면 저 사람들은 들개처럼 더 물어뜯을 것'이라면서 사과 불가론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어 23일에는 '김 여사가 주변에 이런 저런 고민을 얘기해봤지만 사과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는 문자를 주변 친한 분들에게 발신했다'는 기사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가 김 여사의 사과를 막은 게 아닌 사과 여부를 고민하는 과정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또 사과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한 후보가 아닌 당사자인 김 여사라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명품백 관련 사과 여부는 여당 지도부하고 상의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한 위원장이 명품백에 관여된 바도 없고 사과할지 어떨지에 대해선 순전히 당사자들께서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총선 당시 한 후보와 대통령실과의 충돌 배경에 김 여사의 문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서는 "반응하지 않아서 그런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 실장은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재점화된 데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오히려 김 여사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1월에 발생했던 건데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 다시 소환되는지 의아스럽다"며 "이건 여사님한테 크게 누가 될 수 있는 일이다. 왜 그러는지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이 김 여사의 문자를 '사적'이라고 규정하며 '공적' 소통 채널을 강조하고 나서자 상대 후보인 원희룡 후보는 우려를 표했다.

    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공적이고 정무적인 일을 사적인 분과 상의하지 않는다는 분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는 왜 그리 문자를 많이 주고 받았나"라며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이라는 말이나 대통령과 영부인에 대한 관계를 사적 관계 대 공적 관계로 답하는 데서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두려운 미래가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멈추지 않으니 멈추게 해달라고 당원들께 호소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