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한옥스테이로 주민 피해↑ … "허가제로 상위법 개정해야""창신·숭인동, 7월 신통기획 고시…주거환경 개선될 것""2026년 광화문 일대가 뉴욕 타임스퀘어로, 미디어아트 작가들에게 기회 제공""탑골공원은 대한민국의 태가 묻힌 곳…원형 복원으로 민족의 얼 느껴야" "오는 9월 종로복지재단 출범…복지 사각지대 해소"
  • ▲ 지난 21일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있다.ⓒ종로구 제공
    ▲ 지난 21일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있다.ⓒ종로구 제공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생활 피해를 입는 구민들을 위해 종로 한옥마을을 특별관리지역으로 만들겁니다. 지금 거의 막바지인데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어요"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난 21일 뉴데일리와 만나 증가하는 관광 수요에 대비하고 생활 환경을 위협받는 주민들의 정주권 보호를 위한 상생방안으로 이같은 뜻을 밝혔다. 특히 소음과 사생활 침해 등 한옥마을 주민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는 데 대해 "근본적으로 등록제로 운영되는 기업형 한옥스테이를 막기 위해 상위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종로의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창신·숭인동 개발에 대해서는 "창신동23번지와 숭인동56번지 일대 신속통합기획이 오는 7월 고시된다"며 "특히 창신동23번지 일대는 채석장 부지를 구역에 포함시켜 주거 환경이 쾌적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구청장은 탑골공원의 정상화 사업에 대해서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단계적으로 원형을 회복하고 단절된 도심 공원을 시민들에게 열린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며 "도심 한복판에 녹지를 즐기면서 민족의 얼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취약계층의 복지정책 강화를 위한 종로복지재단 설립과 관련해서는 "추경을 통한 예산 확보로 오는 9월 출범할 예정"이라며 "청년, 1인 가구 등 사각지대에 놓인 복지수요를 살펴 종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 ⓒ종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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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임기 반환점을 맞고 있다. 구청장의 미래모델인 '종로모던'은 어떻게 구체화되고 있는가?

    "'종로모던'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다. 세계의 본(本)이 되는 우리식 고도 현대화의 구현이다. 예를 들어 종로에 '건강이랑 서비스'가 있다. 이전에는 질병에 따라 여러 시설을 개별적으로 방문했다면, 이제는 마실 가듯이 집과 가까운 건강이랑서비스센터를 가면 치매부터 기저질환까지 한번에 다 진료를 볼 수 있다. 대중교통이 열악한 창신동 어르신들을 위한 돌봄카 서비스도 여기에 해당된다. 행정이 수요자 중심에서 효율화됐다면 그게 바로 종로모던을 구현한 것이다." 

    -구청장 취임사에서 첫 공약으로 '문화1번지 종로'를 내세웠다. 현재까지 성과는 어떠한가? 

    "종로는 문화 1번지로서 큰 의미가 있다. 평창·부암동, 청와대, 고궁, 송현동, 인사동, 종묘, 대학로의 문화 자산들이 하나로 이어진다. 종로 곳곳을 걸어서 관광할 수 있는 보행 중심의 문화벨트를 조성하고 있다. 길에 스토리텔링을 얹어 10개 관광 코스를 안내하는 '종로 모던 길 사운드워크(Sound Walk)'를 구현했다. 또 서울시내 갤러리와 화랑의 80%가 종로에 몰려있다. 문화벨트 안에서 박물관과 미술관을 아이들의 교육과 연결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다. 올해는 지역의 문화 인프라를 활용해 도시 전체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연계한 종로 아트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종로를 찾는 관광객이 많이 늘고 있다. 

    "관광객이 늘면서 주민들이 괴로워한다. 그래서 특별제한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처럼 버스등록제를 만들어서 대형 관광버스가 내릴 수 있는 곳을 정하려고 한다. 안국역에서 감사원으로 넘어가는 북촌길에 관광버스를 제한하고 어기면 딱지를 뗄 거다. 특별제한구역 지정은 거의 막바지고, 현재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  

    -관광객과 주민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우리가 걱정하는 게 기업형 한옥스테이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만 하면 되는 등록제로 운영된다. 요건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나마 제일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한옥지구단위계획을 정비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등록제로 규정된 상위법을 바꿔야 한다. 

    -광화문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됐다. 

    "2026년까지 교보빌딩, KT, 동아일보 등 광화문사거리 주변 건물에 건물 외벽을 활용한 대형 광고물을 설치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구상은 심사위원회를 꾸려서 미디어아트 작가들의 작품 공모를 받으려고 한다. 종로구가 20%의 공익광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작가들 작품을 띄울건데 이만한 기회가 없을 것이다. 광화문 일대가 종각부터 연결돼 뉴욕의 타임스퀘어처럼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종로의 낙후지역이 창신·숭인동이다. 건축규제로 인한 주민 민원도 상당할 것 같다. 성과는 나타나고 있는가. 

    "창신동23번지와 숭인동56번지 일대 신속통합기획이 오는 7월 고시 된다. 특히 창신동 구역에 그동안 방치됐던 채석장 부지가 들어가면서 일대 환경이 쾌적하게 될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 사실 여건이 좋지 않다. 그래도 여기가 재개발 되면서 옆동네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나. 전체적으로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성곽을 끼고 있는 충신동 쪽은 문화재 때문에 제재를 받고 있어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 건축규제에 대한 주민 반대가 있는데, 실질적인 주민생활의 개선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경관지구조례개정을 비롯한 충분한 규제완화가 절실하다." 

    -탑골공원 정상화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탑골공원은 3.1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고종황제가 서울에 세운 최초의 근대 공원이다. 우리가 대한민국에 사는데 '민국'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알아야 될 것 아닌가. 대한민국의 태가 묻힌 곳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도심 한복판에서 녹지를 즐기면서 민족의 얼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탑골공원 사업이다. 원래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1단계로 서쪽 담장 일부를 허물었다. 앞으로 단계적으로 담장 전체를 허물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을 제공하려고 한다. 3.1운동 기념관을 지어 인공지능(AI)과 홀로그램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이 김좌진, 서일 장군처럼 독립운동가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복지 정책에도 관심이 크다. 종로복지재단은 언제 문을 열고, 앞으로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가. 

    "추경으로 예산을 확보해 9월에 문을 열 예정이다. 복지의 범위와 개념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집에서 나오지 않는 청년부터 1인 가구 등등 이 사람들을 끌어내는 것이 공동체이다. 복지수요가 늘어나는데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커버하기 위해서 재단이 설립되는 것이다. 법 이외에 플러스 되는 사각지대를 살피기 위해 종로 맞춤형 복지를 제공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임기동안 각오가 있다면 

    "'종로모던'을 기반으로 종로에 산다는 것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나만의 가치가 되고, 강한 자부심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정책사업들 하나하나가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과 혁신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더 따뜻하고 더 든든한 종로를 구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