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옥중 편지로 소나무당의 野 위성정당 참여 요청"불가분 인연, 이재명 대표님에게 우당적 이해 청해"宋, 5선 지낸 본인 지역구 '인천 계양을' 이재명에 넘겨
  • ▲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5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 강남역에서 함께 유세에 나섰다. ⓒ정상윤 기자
    ▲ 이재명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5월, 지방선거 당시 서울 강남역에서 함께 유세에 나섰다. ⓒ정상윤 기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옥중 총선 참전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곤란한 기색이 역력하다. 송 전 대표는 최근 보석을 신청하고, 자신이 옥중 창당한 소나무당의 민주당 비례위성정당 참여를 요청하며 총선 채비에 나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에 자신의 지역구를 내줬던 송 전 대표의 청구서가 드디어 날아들었다는 푸념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8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송영길 대표가 결국 자신에게도 비례 의석을 내놓으라고 이재명 대표에게 청구서를 내민 것"이라면서 "당대표 시절 대선 경선에서도 이 대표의 편을 들었다는 평가와, 대선 이후에는 자신의 지역구까지 내주는 사실 이해할 수 없는 호의를 베풀지 않았느냐"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옥중에서 자필로 쓴 '민주당에 보내는 소나무당의 협상 제안문'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참여를 타진한 것이다.

    그는 편지를 통해 "소나무당은 가칭 정치검찰해체당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에서부터 창당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민주당의 우당(友黨)임을 천명해왔다"면서 "소나무당의 더불어민주연합 참여에 관해 협상을 개시해줄 것을 민주당에 정식 제안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송 대표 사이에 수십년 간 맺어온 불가분의 인연을 돌아보며 이재명 대표님과 당 관계자들분에게 속 깊은 우당적 이해를 청한다"고 했다.

    이런 송 전 대표의 요구는 사실상 대선 전후 자신이 이 대표에 베풀었던 정치적 배려를 갚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 대표가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와 맞붙었을 당시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 대표의 유리한 입장에 섰다. 

    특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2만3000여표의 처리 방식을 두고 송 전 대표가 내린 결정은 민주당 대선 경선의 흐름을 사실상 바꿨다는 평가다.

    송 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 표를 모두 무효처리했다. 선두였던 이 대표의 득표율이 기존 51.41%에서 53.71%로 올랐다. 과반을 넘기면 본선 직행을 확정하는 경선룰에서 이 대표에게는 가뭄의 단비였다.

    이 대표의 대선 패배 이후에도 송 전 대표의 호의는 계속됐다. 대선 패배 이후 야인이 된 이 대표는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펼쳐진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에 나섰다.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며 자리를 비운 계양을을 이 대표가 차지한 것이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인천시장과 인천 계양을에서만 5선을 한 송 전 대표가 뜬금없이 지역구를 비우고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 양보'라는 평가가 많았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수감 중인 송 전 대표는 6일 자신을 풀어달라며 보석을 신청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 측 변호인은 "다가오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며 "송영길이 정치라는 무대에 나가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자신의 포부를 펼칠 기회를 단지 구속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한하면 안 된다"면서 "조국 전 장관은 2심에서 실형이 나왔는데도 법정 구속이 안 돼 창당하고 활동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사실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서 "송 전 대표의 제안을 받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몰차게 거절할 수도 없는 좀 애매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