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SBS, 서울대병원行에 부산대병원 "당혹" 보도MBC, '헬기 이송' 보도하며 '의료 특혜' 비판 안 해MBC노조 "이재명에 누가 될까 배려한 흔적 역력"
  •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4일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한 걸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서울대병원은 '난도 높은 수술이어서 부산대병원 측 요청을 받아들인 거'라고 설명했고, 부산대병원은 '가족들 뜻을 존중했다. 헬기 이송은 가장 나은 방법이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흉기 습격'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응급헬기'를 타고 서울로 이송된 것을 두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한 '황제의전'"이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4일 MBC '뉴스데스크'가 "가족 뜻에 따라 이송이 결정됐고, 헬기 이송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는 부산대병원 측의 입장을 부각하며 사실상 특혜 의혹에 선을 긋는 보도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대병원 못 믿고, 서울대로 향해"

    MBC노동조합(3노조, 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은 4~5일 배포한 연속성명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응급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에 대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일부 언론은 일선 의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SNS에서도 특혜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고 짚었다.

    "환자의 생명을 위해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이라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해야 했고, 서울로 이송할 정도라면 그다지 응급한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응급헬기 이용은 특혜라는 것"이라며 항간에 퍼진 비난 여론을 소개한 MBC노조는 "일반인들은 사경을 헤매는 아이와 부모를 치료할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 치는 상황에, 힘 있는 정치인이라 상식 밖의 특혜를 받았다는 비난이 일만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노조는 "이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가족의 요청이 있었다'고 해명했고, 이에 '가족이 요청하면 헬기도 태워주냐'는 비난이 일었다"며 "또 부산대병원은 '민주당의 요청이 있었다'고 밝히고, 소방본부는 '병원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하는 등 서로 폭탄을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누가 이같은 '무원칙 특혜 결정'에 관여했는지 밝혀야 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MBC노조는 "이밖에 정치지도자가 '대한민국 최고 의료진이 포진한' 권역외상센터를 두고 있는 부산대병원을 못 믿고, 서울대로 향해 지방의료 불신을 조장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국민의 혈세로 움직이는 119 응급의료체계를 이용하면서 본인만 특별대우를 요구하고, 지방 최고의 의료기관이라 하더라도 서울만 못하다면서 서울로 이송을 고집한다는 것은 국가의 정치지도자가 취해야 할 행동은 아니"라며 "'지역의료체계'도, '지방 소멸의 문제'도 무시하고 선택한 '내로남불' 그 자체다. 미국을 비난하면서 자녀 유학은 미국으로 보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꾸짖었다.

    부산대병원 "헬기 이송은 가장 나은 방법"‥ MBC 보도

    MBC노조는 "사안이 이러함에도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 봐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며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헬기 의전' 논란을 한 꼭지만 다루고, 그것도 특혜 의혹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헬기 이송'이 최선책이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MBC노조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지난 4일 <이재명 대표 식사 재개‥헬기 이송 논란에 입 연 병원들>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한 걸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서울대병원은 '난도 높은 수술이어서 부산대병원 측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고, 부산대병원은 '가족들 뜻을 존중했다. 헬기 이송은 가장 나은 방법이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뉴스데스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으로 이 대표가 이송됐다'는 서울대병원의 입장에)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먼저 요청한 게 아니었고, 일부 의사들이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며 이송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이 대표 가족들의 뜻에 따라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송을 해야 한다면 헬기가 가장 나은 걸로 판단했고, 서울대병원에서 즉시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는 권역외상센터장의 말을 덧붙였다.

    센터장 "헬기 이송 가능 여부만 판단"‥ KBS 보도

    그러나 같은 날 동일한 사안을 전한 KBS '뉴스9'와 SBS '8뉴스'의 보도는 달랐다.

    먼저 뉴스9는 <부산대병원 "이 대표 서울행은 가족 요청">이라는 제하의 리포트에서 "이재명 대표를 수술한 서울대병원은 오늘(4일) 기자회견에서 '부산대병원의 요청에 따라 이 대표를 서울로 옮겨 수술했다'고 밝혔으나, 부산대병원 측은 '자체적으로 응급수술을 결정했지만 이 대표 보호자 측의 요청으로 서울로 이송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당시 부산대병원이 CT 촬영을 하고 수술까지 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뉴스9는 "('경험 많은 혈관 외과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서울대병원 측의 입장 발표로) 마치 부산대병원의 의료진 부족으로 이 대표의 수술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부산대병원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라며 "환자 측과 보호자의 요청으로 이송한 것이지, 부산대병원 측의 전원 요청이 있던 것이 아니다"라는 부산대병원의 해명을 소개했다.

    이어 "당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 파악을 위한 CT 촬영까지 진행하고 응급수술까지 결정했지만 이 대표의 가족들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겠다는 뜻을 전달해 이를 받아들였을 뿐"이라는 부산대병원의 입장을 덧붙인 뉴스9는 "김영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서울대병원에 전원 요청을 하지 않았고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이 가능한 여부만 판단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뉴스데스크는 "(김영대 센터장이) 이송을 해야 한다면 헬기가 가장 나은 걸로 판단했고, 서울대병원에서 즉시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전했으나, 같은 인물과 인터뷰한 뉴스9는 "김 센터장이 헬기 이송이 가능한 여부만 판단했다고 말했다"며 전혀 다른 뉘앙스의 보도를 한 것이다.

    끝으로 뉴스9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4년 연속 A등급을 받는 등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외상치료 최종의료기관인 만큼 의료계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부산대병원 "수술 역량 충분했다" 반박‥ SBS 보도

    SBS '8뉴스'는 제목부터 부산대병원 측의 반발을 크게 부각했다. 이날 <서울대병원 "어려운 수술이라 요청"…부산대병원 "역량 충분" 반박>이라는 리포트로 해당 사안을 보도한 8뉴스는 "수술 이틀 만에 처음으로 수술 경과와 상태를 설명한 서울대병원은 어려운 수술이어서 부산대병원에서 환자 이송을 요청했다고 했는데, 부산대병원 측은 자신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수술이었다며, 서울대병원의 발표를 반박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8뉴스는 "환자 이송을 요청받았다는 서울대병원 측 발표에 부산대병원은 '혈관외과 교수가 3명이 있어 수술할 역량도 충분하고, 수술 준비도 했었다'고 즉각 반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주치의였던 김재훈 부산대병원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한 8뉴스는 "저희는 벌써 수술 준비를 다 하고 있었다. 수술 자체가 어렵거나, 못할 수술은 아니다. 물론 쉬운 수술은 없지만"이라는 김 교수의 발언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어 "이송 도중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주치의는 끝까지 전원을 반대했지만, 이 대표 측이 전원해달라고 요구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며 "헬기에 태워 환자를 전원한 건 이 대표가 처음"이라는 부산대병원 측의 주장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