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선·노무현·이명박… 대통령 3명 배출한 정치 1번지국민의힘 최재형 재선 도전… 한동훈·원희룡 등 출마설민주당 '탈환' 노리며 채비… 盧사위·이광재 등 거론돼
  • ▲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최재형 당시 종로 재보궐 선거 후보가 지난해 2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최재형 당시 종로 재보궐 선거 후보가 지난해 2월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내년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의미 있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종로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종로는 '정치 1번지' '정치 풍향계'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는 지역구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스타 정치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도는 상황이다.

    대통령만 3명 배출한 '정치 1번지' 종로

    서울 종로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역이다. 종로는 서울 사대문 안 심장부에 위치하고 있는 데다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정부종합청사 등 주요 정부기관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굵직굵직한 정치인들이 거쳐간 지역이기도 하다. 종로에서 배지를 달았던 전 대통령은 윤보선·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등 3명이나 된다.

    그러다 보니 선거철만 다가오면 종로는 대선으로 향하는 '보증수표' 쯤으로 자리매김하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중량급 정치인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세균·이낙연 전 총리도 이곳에서 각각 19~20와 21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대권주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고, 정몽준·손학규·임종석·오세훈 등 정계 거물들이 종로 출마를 저울질하며 탐냈다. 

    22대 총선 역시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지기 전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정치 1번지 종로 탈환을, 국민의힘은 수성을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재형, 현역 메리트로 재선 성공할까

    현역 종로구 국회의원은 문재인정부에서 감사원장을 역임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다. 

    최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사건 감사를 담당하며 문재인정부,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감사원장에서 사퇴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서며 정치적 입지를 키웠다.

    최 의원은 대선후보 2차 컷오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지난해 3월 대통령선거와 함께 지러친 재·보궐선거에서 전략공천돼 종로에 깃발을 꽂았다. 52.09%의 득표율로 종로구민의 선택을 받은 최 의원은 꾸준히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여론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 최 의원은 재선을 노리고 있고, 국민의힘 역시 새로운 인물에게 지역구를 건네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재형 의원이 지지기반을 잘 다져 놓은 상태에서 느닷없이 제3의 인물이 등장한다면 지역주민들의 반감이 커질 수 있다"며 "몇 안 되는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마저 빼앗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명분 없이 현역의원을 교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왼쪽부터)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뉴데일리 DB
    ▲ (왼쪽부터)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뉴데일리 DB
    국민의힘 내에서 힘 실리는 '장관 차출론'

    하지만 총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종로에 의미 있는 인물을 내세워 총선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동훈 법무부장관 차출론이다. 한 장관은 윤 대통령의 복심이자 차기 대선주자급으로 평가받는 '잠룡'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장관의 경우 장관직 수행을 통해 행정력을 이미 입증했고, 국회 상임위원회 등에서 야당의 거친 공격에도 화려한 언변으로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지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종로'라는 구체적인 지역구까지 같이 언급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직면한 수도권 위기론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 장관이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넘어 상징성을 지닌 종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또 다른 '스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 장관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마지막까지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겨뤘던 중량감 있는 인사다.

    국민의힘은 원 장관이 인지도 측면에서 그 누구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종로에 출마해 선거 분위기를 극대화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원 장관은 국민의힘의 수도권 북부 벨트 사수를 위해 험지인 경기도 고양갑으로 활용될 것으로 점쳐지기도 한다.

    '탈환' 노리는 민주당, 전직 대통령 측근 총출동?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종로를 향한 열기가 더 뜨겁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에 종로를 내준 만큼 내년 총선에서는 탈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결과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지난해 7월부터 종로 지역위원장을 맡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의 출마설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종로 출마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던 인사들이 많은 만큼 이번에도 곽 변호사보다 중량감 있는 인사를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다.

    임 전 비서실장과 이 사무총장은 현재 거주하는 지역도 종로로 알려진 만큼 이들의 종로 출마 가능성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 이종걸 전 원내대표나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이름도 심심치 않게 거론되며 총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종로가 가진 상징성으로 인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출마설도 한때 불거졌다. 당 대표로서 양지가 아닌 험지에 출마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아직 총선정국이 초반을 달리고 있는 만큼 대결구도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형국이다. 총선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어갈수록 다양한 정계 인사들이 종로에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체급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