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동의안 국회 도착하자, 이재명 의총 열고 "없는 죄" 주장하며 검찰 비난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료를 읽어 보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료를 읽어 보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에 도착하자 이 대표는 당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의 단일대오가 흐트러질 가능성을 우려해 내부 결속을 강화한 것이다.

    李 "檢,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검찰의 구속영장 내용을 설명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의원총회 중 브리핑을 통해 "(이 대표가) '이렇게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고 말씀했다"고 소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 대표가 "지금이 역사적 분기점인 것 같다"며 "대선에서 패배해서 우리 사회·정치·경제 모든 분야가 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대장동 관련해 영장 내용을 보니까 결국 돈 받은 것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며 "본인 계좌 추적은 물론 주변 털어도 나온 것이 없다. 몇 년 동안 검사 70여 명 가까이 동원돼서 수백 번 압수수색을 했음에도 돈을 받았다는 내용이 없고 영장에도 전혀 없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위법·불법행위를 사전에 보고하고 승인 받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영학 녹취록이 10년간 실록 아닌가. 여기에 관련 내용이 안 나올 리 있겠나"라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변인은 또 이 대표가 동료 의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의원님들도 많이 힘들고 피곤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검찰의 수사가 계속 진행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것은 대선 패배의 업보다. 그래서 당대표로서 의원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고 있다'라는 말씀도 (했다)"라고 말했다.
  •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박홍근 "尹, 야당 탄압에 눈 멀었다"

    민주당 지도부도 검찰을 향해 날을 세우는 한편 이 대표를 엄호하며 보폭을 맞췄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윤석열정권은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에만 눈이 멀었다"고 맹비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들이민 영장 청구서는 최소한의 요건도 갖추지 못한 '하자 영장'이자 부족한 물증을 억지주장으로 채운 '정치 영장'"이라며 "대장동에서 성남FC로, 대북송금에서 위례까지, 번지수를 찾지 못한 채 털어도 나오지 않는 먼지를 찾아 돌고 돌아 만든 생억지 영장 청구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부러진 법과 원칙, 기울어진 공정과 상식, 통째로 무너진 민주주의는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민낯"이라고 힐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3월 임시회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민생 위기로 벼랑 끝에 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국회의 도리"라며 임시회 소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집권 여당은 당연히 국회법상 열어야 할 3월 임시회조차 정략적 계산으로 또다시 제동을 걸고 있다"며 "무능한 정부가 방치해서 벼랑 끝에 선 민생을 국회라도 나서서 책임지자는데 내부 권력투쟁에, 야당 대표 죽이기에 골몰하면서 국회 문을 닫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대한민국 국민의 삶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집권 여당이 과연 맞느냐"고 질타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이종현 기자
    민주 "자율적으로 투표에 응할 것"

    아울러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과 관련, 당론 채택 없이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민주당은 오늘 의원총회를 통해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다는 점을 의원들의 총의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가 자율적이고 당당하게 투표에 임해서 무도한 야당 탄압을 함께 막아내자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대장동 개발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를 대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과 공모해 민간사업자들에게 서판교터널 정보 등을 제공하고 7886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도록 한 혐의 등을 받는다.

    다만 현직 국회의원인 이 대표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는 체포·구금되지 않는 불체포특권을 갖는다. 이에 따라 법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 이 대표를 대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수 있다.

    21일 국회에 도착한 체포동의안은 24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27일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에 부쳐진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민주당은 국회 전체 의석(299석) 중 과반이 넘는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단독으로 가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 견해를 밝혀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28석 이상 나올 경우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