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용산 대통령실서 국무회의 주재… 이태원 사고 수습 총력"관성적 대응이나 형식적인 점검으로는 국민 안전 못 지킨다"尹, 국가애도기간인 오는 5일까지 '도어스테핑' 진행 않기로
  •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사고의 수습책을 논의하면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인파 관리 및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체계적인 연구 및 기술 개발, 제도적 보완 마련을 당부하면서 "유사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는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태원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논의하며 관계부처에 이같이 주문했다. 당초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려던 국무회의는 이날 대통령 주재로 격상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태원 참사는 이른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라는 인파 사고의 관리 통제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며 "우리 사회는 아직 인파 관리 또는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개발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드론 등 첨단 디지털 역량을 적극 활용해서 크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술을 개발하고, 필요한 제도적 보완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형 참사가 발생한 이면도로뿐만 아니라 군중이 운집하는 경기장·공연장 등에 대해서도 확실한 인파 관리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한 윤 대통령은 "행사 주최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이어 "최근 산업안전사고, 아울렛 지하주차장 화재, 아연광산 매몰사고, 항공기 불시착 등 각종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관성적인 대응이나 형식적인 점검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 사고와 재난에 대한 대응은 철저하고 용의주도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장관들께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하나 하나 꼼꼼하게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며 "조만간 관계부처 장관 및 전문가들과 '국가 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개최할 것"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이태원 사고에 따른 각국 정상들의 애도에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각국 정상들이 깊은 애도의 뜻을 보내왔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세계 각국 정상과 국민께서 보여주신 따뜻한 위로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사상자도 우리 국민과 다름없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또 "거듭 강조하지만 국정의 최우선은 본건 사고의 수습과 후속 조치"라며 "관계 기관에서는 내 가족의 일이라고 생각하시고, 한 분 한 분 각별하게 챙겨드리고 유가족을 세심하게 살펴드리기 바란다"고 재차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애도기간에 온 국민과 사회 모든 분야가 주요 일정을 취소하고 행사를 자제하는 등 한마음으로 함께해주고 계시다"며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비롯해 구호와 후송 지원에 나선 시민들, 소방관·경찰관 등 제복 입은 공직자들, DMAT(재해의료지원팀) 의료진들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사고' 추모 공간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정상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사고' 추모 공간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는 11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정상윤 기자
    이날 회의 직후 윤 대통령과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은 서울 이태원 녹사평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슬픔과 비통함 가눌 길이 없습니다. 다시 이런 비극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함께 조문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태원 사고 국가애도기간인 오는 5일까지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갖지 않기로 했다. 사고 수습과 후속 조치를 국정 최우선 순위에 놓기로 한 만큼 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다만 '책임 회피' 논란으로 지적받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의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말 실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장관은 지난 10월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긴급회의에서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발언해 '책임 회피' 비판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