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280조에도 올 2분기 출산율 0.75명… 철저한 반성 필요""포퓰리즘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
  •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간의 순방 일정을 마친 뒤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저출산문제 등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저출산문제를 거론하며 "포퓰리즘이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반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취임 후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지난 16년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5명까지 급락했다"면서 기존의 정책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인구 감소와 100세 시대의 해법을 찾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면 개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보다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지역이 스스로 동력을 찾고 발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앙지방협력회의 이른바 제2국무회의로 각 지자체를 돌며 정례화해서 지방자치단체장들과 함께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새롭게 출범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세종에 설치, 지역균형발전의 구심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어느 한 부처에만 국한되지 않는 문제인 만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는 '새출발 기금 시행령'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무너진 서민경제의 회복을 위해 정부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서 돕겠다"고 다짐했다.

    또 정부위원회의 약 40% 가까이를 정비하는 행정기관위원회법 개정안 등 법률안도 상정됐다. 정부는 정부위원회를 39% 감축해 3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유명무실하거나 필요성에 대한 고민 없이 운영되는 식물위원회, 중복위원회를 과감하게 퇴진하거나 통합함으로써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 26일 8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사고를 언급하며 관계부처에 재난 관리 원점 재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화재는 최근에 건립된 현대식 시설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짚은 윤 대통령은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소방당국 등 관계부처는 현재의 재난 관리 방식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아 주시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성과를 돌아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인 미국·영국·캐나다에서 자유와 연대의 정신에 입각한 국제질서의 수호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정상들과 만나 협력 의지를 확인했고 경제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첨단 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유치와 함께 한국-캐나다 정상회담을 통해 핵심 광물에서부터 인공지능(AI) 신기술분야까지의 협력을 이끌어냈다"며 "관련 부처에서는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해 주시라"고 주문했다.

    이어 "특히 유엔 연설에서도 밝혔듯이 인류가 직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번영을 이루기 위해 국제사회에 책임 있게 기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10대 강국으로 성장한 우리 대한민국이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과 국격에 걸맞은 기여를 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서 국가와 기업의 이익을 제대로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한 5박7일간의 순방을 통해 북미지역 글로벌 기업인들과 접견, 총 11억5000만 달러(약 1조6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세일즈 외교'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한일 정상 간 약식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텄으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핵심 광물 관련 정보 교류 및 기술개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뉴욕 유엔총회에서는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의 자유 수호와 연대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후 카메라에 포착된 윤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이 우리 시간으로 지난 22일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확산, 순방 성과가 가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