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사서 쌍방울 관계자 "하루 정도 만난 것은 맞다""업무상 출장으로 태국 간 것"… 범죄 혐의는 부인
  • ▲ 쌍방울 그룹 사옥 전경. ⓒ강민석 기자
    ▲ 쌍방울 그룹 사옥 전경. ⓒ강민석 기자
    쌍방울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최근 태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성태 전 회장을 잇달아 방문한 것으로 검찰이 확인했다. 

    경영진의 배임·횡령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연루됐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5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수원지검은 쌍방울그룹 임원과 계열사 대표 등이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태국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난 사실을 파악했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을 대상으로 한 검찰의 수사 기밀 자료를 수원지검의 한 수사관으로부터 입수한 직후인 지난 5월31일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최근에는 태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수원지검도 최근 쌍방울그룹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그룹 관계자들은 "태국에서 김 전 회장을 하루 정도 만난 것은 맞다"면서도 "태국 출국은 쌍방울 계열사의 현지 프로젝트와 관련한 업무상 출장이었다"고 해명했다.

    검찰, '김성태 출국' 관련 범인도피·증거인멸 수사… 신병 확보에 총력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여전히 쌍방울그룹에 전반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실소유주로 보고, 범인도피 혐의와 조직적 증거인멸 가능성을 염두에 둔 채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경찰청을 통해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김 전 회장을 대상으로 적색수배를 내렸다. 더불어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도 요청해 김 전 회장 신병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 자료를 전달받아 쌍방울이 2020년 발행한 4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매각 과정 등을 수사 중이다.

    또 쌍방울그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정원두)가 맡아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은 현재 쌍방울그룹의 횡령 등 혐의 사건과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하나로 묶어 수사 중이다. 이 의원과 쌍방울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25일에는 쌍방울그룹과 금전거래가 잦은 KH그룹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날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서울 논현동 KH그룹 본사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자금 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H그룹이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관됐는지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배상윤 KH그룹 회장 역시 출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