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이달 초부터 러시아산 밀가루 대량 수입…장마당 풀리면서 곡물가격 안정세”주민들 “밀가루 공급, 얼마나 갈까” 걱정도…美농무부·유엔 “北, 코로나 때문에 식량난 가중”
  • ▲ 2020년 10월 수해를 입었던 강원도 김화군의 논을 둘러보는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0년 10월 수해를 입었던 강원도 김화군의 논을 둘러보는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최근 러시아로부터 밀가루를 대량 수입해 일부를 장마당에 유통시키면서 식량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청진 소식통 “최근 러시아산 밀가루 대량 수입…장마당 식량 가격 하락세”

    함경북도 청진시 소식통은 “청진항에 러시아산 밀가루가 대량으로 들어오면서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던 식량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러시아산 밀가루가 갑자기 들어오게 된 배경과 정확한 수입량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식량 사정이 제일 바쁜(안 좋던) 시기에 러시아 밀가루가 시장에 풀리다 보니 힘들게 생계를 이어오던 주민들이 다소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청진항에 하역한 러시아산 밀가루를 각급 기관에 공급하는 한편 일부를 상인들에게 넘겨 시장에 유통시킴으로써 날이 갈수록 치솟던 식량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요즘 러시아와 우리나라(북한) 관계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당국이 코로나 방역전 승리를 선언한 뒤 민심을 다독이는 차원에서 러시아산 밀가루를 긴급하게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北장마당에 밀가루 풀리자…쌀값도 대폭 하락

    러시아산 밀가루는 현재 장마당에서 kg당 북한 돈 1500~1700원(한국돈 약 240~280원)에 팔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 장마당의 밀가루 가격은 kg당 5500~6000원(약 940~1007원)이었다고 한다. 러시아산 밀가루가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자 kg당 6500원(약 1070원) 하던 쌀값도 5000원(약 850원)까지 떨어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강도 혜산시 소식통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식통은 “혜산시 장마당에도 최근 러시아산 밀가루가 들어오면서 쌀, 강냉이(옥수수) 등 다른 식량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kg당 6300원(1074원)이 넘던 쌀값이 5300원(886원)으로 떨어지는 등 치솟던 식량 가격이 대부분 안정세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산 밀가루가 풀리자 주민들은 반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러시아산) 밀가루 수입으로 주민들은 오랜만에 먹고 사는 문제에서 한시름 놓게 되었지만 과연 이런 공급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한 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였다.

    美농무부 경제연구소 “올해 北 식량난, 지난해보다 악화”

    한편 미국 농무부와 유엔 산하기구는 북한 식량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 ‘국제 식량안보평가 2021-31’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주민들의 하루 음식 섭취량은 성인의 일일 기본 열량 2100kcal 보다 446kcal 부족한 수준이었다. 또 지난해 식량난을 겪은 북한 주민은 1630만명, 전 인구의 63.1%로 2020년 식량난을 겪은 주민 1530만명보다 100만명이 늘어났다. 전체 식량 부족량은 104만t이었다. 보고서는 코로나 확산으로 북한 경제가 악화된 것이 식량 부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식량 안보는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외부로부터 식량 수입 및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