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사저널 보도… '2015~17 성남FC 계좌 입출 내역' 회계법인 분석 결과"이재명 성남시장 재임 중 평년보다 광고 매출 최대 6배까지 폭증""금액상 '0' 하나 더 붙은 격… 전달 방식도 광고비 명목으로 사실상 후원한 것""대가성 없다는 주장 납득 안 돼… 분당차병원, 3년치 광고비 33억 하루 만에 송금도"
  • ▲ 6.1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6.1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를 대상으로 한 기업 후원금 액수가 이 의원의 시장 취임 전보다 최대 6배까지 폭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남시는 이재명-은수미 시장 시절 성남FC 자금의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성남FC 계좌 입출금 내역'이 공개되면서 이 의원을 둘러싼 의혹이 다시 확산할 전망이다.

    시사저널은 '2015~17년 성남FC 계좌 입출금 내역'을 단독 입수해 A회계법인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를 4일 보도했다. 정확한 결과를 얻고자 2014~21년 재무제표-감사보고서도 함께 분석했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분석 결과 A회계법인은 "기업들이 비정상적인 금액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성남FC에 건넸다"며 "금액상, 쉽게 얘기하면 '0'이 하나 더 붙었다고 볼 수 있고, 돈이 전달된 방식 또한 광고비란 형식을 빌려 사실상 후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가성 없는 돈'이란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되는 2015~17년을 제외한 나머지 연도를 살펴보면, 2014년 9억여 원, 2018년 22억여 원, 2019년 10억여 원, 2020년 11억여 원, 2021년 12억여 원 수준이다. 

    A회계법인은 "2018년의 경우, 2015~17년의 영향이 남아 있어 22억원을 기록한 것에 불과하다"며 "평년의 광고 매출은 10억원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점은 2015~17년 갑자기 광고 매출이 폭증했다는 것이다. 2015년 43억여 원, 2016년 64억여 원, 2017년 44억여 원으로 평년에 비해 4~6배가량 치솟았다. 

    A회계법인은 "광고라고 해봐야 유니폼 또는 운동장 LED, 현수막 광고 정도다. 광고를 할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라는 뜻"이라면서 "그렇다면 광고 단가가 올라갔다고밖에 볼 수 없는데, 올라도 너무 올랐다. 2~3배도 아니고 5~6배가 오른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정상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광고 매체의 품질에 비해 광고비가 지나치게 높다는 말이다.
  •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이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구단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이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구단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유니폼·운동장 LED·현수막 광고비가 수십억"

    농협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농협하나로유통 성남유통센터 등을 통해 광고비-시즌권 구입 등으로 2015~19년 28억5500만원을 성남FC에 지급한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농협은 2조3000억원대 성남시금고 계약 연장을 앞두고 있었다.

    또 알파돔시티는 2015년 4월27일, 5억5000만원을 성남FC에 지불했다. 성남시가 알파돔시티에 유리하도록 지구단위 개발계획을 변경했고, 이에 따라 알파돔시티가 성남FC에 5억여 원을 지불했다는 주장이다. 

    A회계법인은 "성남FC 입출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주요 6개 기업은 광고비로 성남FC와 계약했다"면서 "비슷한 시기에 광고를 했음에도 일관된 광고 단가나 광고비 책정 기준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즉, 광고비로 계약을 했지만 사실상 '후원금'을 낸 것"이라며 "광고비로 계약한 것은 인허가 등 민원성 요구사항을 숨기려는 최소한의 장치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분당차병원, 3년치 광고비 하루에 지불... 난생 처음 보는 일"

    특이점은 또 있다. 분당차병원이 단 하루 만에 3년치 광고비 33억원을 모두 지불했다는 것이다. A회계법인은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분당차병원은 2015~17년 3년간 홈경기에 'CHA' 로고 노출 광고비 명목으로 모두 33억원을 지급했다. 계약상으로는 2015년 5억5000만원, 2016년 11억원, 2017년 11억원, 2018년 5억5000만원으로 돼 있다. 그러나 성남FC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2015년 7월31일에 33억원이 네 번에 걸쳐 성남FC 계좌에 입금됐다.

    이와 관련, A회계법인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성남FC에 매달 약 3000만원씩 지급했다"며 "이 금액이 성남FC 광고비로 줄 수 있는,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최고 비용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대백화점 광고비를 기준으로 삼으면 다른 기업들의 광고비가 얼마나 많았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한 A회계법인은 "특히 분당차병원처럼 3년치 광고비를 하루에 지불하는 것은 난생 처음 본다"고 의문을 표했다.

    성남FC 입출금 내역을 통해 2015~17년 '상여금' 명목으로 나간 돈을 집계한 결과 2015년 4억8800만여 원, 2016년 4억1400만여 원, 2017년 3억1800만여 원으로 모두 12억2200만여 원이었다. 이중 단일 지급 최고 액수는 당시 이석훈 성남FC 대표로, 희망살림 스폰서 유치 성과금 명목으로 2015년 8600만여 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이모 씨는 두산건설 스폰서 유치 성과금으로 2015년 3000만원을 받았다. 이씨는 2016~17년에도 시즌권 판매 성과금으로 8000만여 원을 가져가면서 2015~17년 3년간 약 1억1000만원을 챙겼다. 

    A회계법인은 그러나 후원금 일부가 특정인에게 흘러 들어갔을 수 있다는 일각의 의혹은 부정적으로 봤다.

    "성남FC 입출금 내역에 따르면, 스폰서 유치 성과금은 전체 금액의 10%로 지급됐고 다른 성과금 역시 큰 액수는 없다"고 밝힌 A회계법인은 "성남FC 자금이 특정 개인에게 흘러 나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결국 성남FC 사건은 (기업들의 자금과 관련해)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