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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별들 앞에서 '천국노래자랑' 외쳐달라"… 눈물로 故 송해 배웅

'작은 거인' 송해, 유족·후배들 배웅 속에 '영면'송해길·KBS서 '노제'… 아내 잠든 '송해공원'에 묻혀

입력 2022-06-10 14:51 수정 2022-06-10 17:18

▲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영결식에서 개그맨 이용식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딩동댕동! "전국~~" "노래자랑~~~."

'가수'이자 '코미디언', 그리고 '전국노래자랑 사회자'로 67년째 현역 생활을 하다 타계한 고(故) 송해의 영결식장에 고인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구호가 울려 퍼졌다.

10일 오전 5시를 바라보는 시각,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영결식장에 모인 80여명의 조문객들은 다큐 '송해 1927'에서 발췌한 고인의 육성과 함께 "전국"이라는 선구호가 나오자 자연스럽게 "노래자랑"을 외쳤다.

고인의 생전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유족들은 눈물을 훔쳤고, 장내를 가득 메운 후배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엄영수 "출연자를 스타로 만든 마술사"… 고인 업적 기려

이날 영결식은 오전 4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코미디언 김학래가 "오늘만큼은 마음이 슬프더라도 즐겁게 보내드리자"고 말문을 열자, 조사(弔辭)를 맡은 엄영수(개명 전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단상에 올라와 미리 준비한 추모의 글을 읽어 내려갔다.

엄영수는 "선생님께선 남들은 은퇴할 나이인 61세에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으셔서 방송계 최고의 기록을 남기셨다"며 "10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을 만나시면서 최고령 MC에 등극하셨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이어 "'딴따라'를 자청하신 선생님은 출연자와 그냥 대화만 하신 게 아니었다"고 짚은 엄영수는 "선생님이 계신 곳은 재래시장이 되고, 화개장터가 됐다"며 "선생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청춘으로, 출연자들을 스타로 만들어주신 마술사였다"고 추어올렸다.

엄영수는 "선생님은 무작정 가출하셔서 무작정 월남하셨고, 부산에서 무작정 상경하셨고, 악극 배우로 무작정 데뷔하셨다"며 "무작정 인생을 사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선생님이 무작정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영수는 생전 '하차' 논란이 일었던 것을 염두에 둔 듯 "선생님은 '힘이 부쳐 못하겠다' '하차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며 "아플 때도 겨우 2~3일만 입원하셨다. 원래 포기한다거나 그만둔다는 얘기 자체를 안 하시는 분"이라고 회상했다.

엄영수는 "또한 선생님은 '송해길'을 조성하셔서 전국민을 위한 휴게소를 만드셨고, 2000원짜리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으셨고, 2000원짜리 국밥을 드시며 시민들과 동고동락하셨다"며 "갈 길이 먼데 이렇게 일찍 가시다니 믿기지 않는다. 하늘나라 그곳에서 편안히 자유롭게 잠드십시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코미디언 이용식은 고인의 영정을 바라보며 "선생님, 저 용식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넨 뒤 추도사를 이어갔다.

이용식은 "이곳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외쳤지만, 이제는 수많은 별들 앞에서 '천국노래자랑'을 외쳐달라"며 "선생님이 다니시던 국밥집과 앉으시던 의자가 이제는 우리 모두의 의자가 됐다. 사모님, 아드님과 반갑게 만나서 이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셔라"고 작별을 고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도 추도사를 남겼다. 이자연은 "선생님은 지난 70년 동안 모든 사람들에게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형·오빠였다"며 "한결같이 우리들을 사랑으로 대해주시고 희망과 용기를 주신 만인의 선생님. 수많은 가수가 스타로 탄생하도록 역할을 해주신 선생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선생님은 우리들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진혼곡으로 '전국노래자랑 오프닝 음악' 연주


이후 대한가수협회를 대표해 현숙·설운도·문희옥·이자연·김혜연·배일호·신유 등 7명의 톱가수들이 고인의 애창곡이었던 '나팔꽃 인생'을 조가(弔歌)로 불렀다.  

임하룡·유재석·이수근·조세호 등 후배 코미디언들의 헌화와 목례를 끝으로 영결식이 끝나자 곧바로 발인이 진행됐다.

전유성·최양락·임하룡·강호동·유재석·양상국 등 6명의 후배 코미디언들이 고인을 운구해 고인이 생전 자주 찾던 '송해길'로 이동했다.

오전 5시 30분경 종로3가역 5호선 5번 출구 앞에 위치한 고인의 동상 앞에 도착한 운구 행렬은 이곳에서 짧은 노제(路祭)를 지냈다.

다음 행선지는 고인이 34년간 마이크를 잡았던 '전국노래자랑'의 방송사, KBS였다. 여의도 KBS 본관에 운구차가 도착하자,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신재동 악단장의 지휘로 전국노래자랑 오프닝 곡을 연주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의철 KBS 사장은 "전국의 공원, 널따란 운동장, 대한민국 곳곳에서 전국노래자랑의 '딩동댕' 소리가 퍼졌다"며 "이제는 꿈에라도 어머니가 기다리는 고향 땅에 가시길 빌겠다. 선생님의 작은 거인 같은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의 모든 걱정 내려놓고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추도사를 남겼다.

이후 경북 김천에 위치한 화장장으로 이동한 고인은 아내 석옥이 여사가 잠든 '송해공원(대구시 달성군 옥포리 소재)'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데뷔 67년차 '국민 MC'… 향년 95세로 별세

1927년 황해도 재령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9년 황해도 해주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했으나 6.25 전쟁이 터지면서 학업을 중단하고 통신병으로 복무했다.

제대 후 1955년부터 '창공악극단'에서 가수 겸 MC로 연예 활동을 시작한 고인은 1960년대부터 TV와 라디오에서 가수·배우·코미디언·MC·DJ 등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1988년부터 KBS 전국노래자랑의 MC를 맡아 무려 34년간 변함없는 활동을 이어왔다. 이를 바탕으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Oldest TV music talent show host)'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된 바 있다.

금관문화훈장, 은관문화훈장, 보관문화훈장, 화관문화훈장, 한국방송대상 공로상, 대한민국연예예술상 특별공로상, 백상예술대상 공로상, KBS 연예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두 딸과 사위, 외손주가 있다. 아들은 1986년, 아내는 2018년에 먼저 세상을 떠났다.

▲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영결식에서 엄용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영결식에서 설운도, 이자연, 문희옥 등 대한가수협회 가수들이 헌화를 마치고 유족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발인식에 최양락, 강호동, 유재석이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발인식에서 최양락, 유재석, 강호동, 양상국 등 후배 개그맨들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 및 후배 방송인 등 조문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영결식이 열린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송해길 동상 앞에서 추모 노제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열린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 추모 노제에서 영결식을 마친 운구차량이 도착하자 '전국노래자랑 악단'이 단조 톤의 느린 템포로 전국노래자랑 오프닝 곡을 연주하며 고인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열린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 추모 노제를 마친 뒤 영구차가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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