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5만 표 얻었는데… 김동연, 8913표 차이로 김은혜에 역전승국민의힘 지지층 "김동연 당선의 1등공신" 강용석 책임론 확산권성동 "단일화됐다면 어땠을까"… 강용석 겨냥해 아쉬움 토로
  • ▲ 경기지사에 출마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경기 스타필드 하남 광장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경기지사에 출마한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지난 25일 오후 경기 스타필드 하남 광장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6·1지방선거에서 '미니 대선' 급으로 최대 관심을 모았던 경기지사선거가 접전 끝에 국민의힘의 석패로 막을 내리자 지지자들 사이에서 '강용석 책임론'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로 나선 강용석 전 의원이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은혜 전 의원의 발목을 잡았다는 비난이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선거에서 49.06%(282만7593표)로 김은혜 전 의원 (48.91%, 281만8680표)에게 단 8913표(0.15%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개표율 97% 직전까지 줄곧 김동연 당선인을 앞서 나가던 김은혜 전 의원은 승리를 목전에 두고 패배의 쓴맛을 봐야 했다.

    강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5만4758표(0.95%)를 얻었다. 김은혜 전 의원이 김동연 당선인에게 뒤진 표차(8913표)보다 훨씬 더 많은 표가 강 전 의원에게 돌아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 전 의원의 존재가 경기도지사선거 판세를 바꿔 놓은 셈이다.

    이에 김은혜 전 의원을 지지했던 유권자들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같은 보수 진영으로 출마한 강 전 의원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 보수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경기도 진 것은 강용석 때문" "김은혜가 이길 줄 알고 잤는데. 강용석 평생 증오한다" "김동연 당선 1등공신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용석 책임론'을 부각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강 전 의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세연'을 비롯한 보수성향 유튜버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이번 경기도지사선거로 얻은 수확이 있다. 어르신들을 포함한 골수 보수 지지자들에게 강용석을 필두로 하는 가세연은 보수의 역적이자 암 덩어리라는 이미지를 제대로 박아 줬다"며 "덕분에 앞으로 극우 유튜버들의 영향력이 지금 같지는 않을 듯싶다"고 주장했다.

    '가세연' 채널 커뮤니티와 영상에도 분통을 터뜨리는 댓글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민주당 스파이냐" "이재명이랑 공동으로 민주당 이끌어라" "가세연 시청자였던 시절이 부끄럽다"며 성토를 이어갔다.

    반면 일각에서는 당초 강 전 의원의 복당을 불허한 국민의힘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잇따랐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할 말 있어요' 게시판에는 "강용석 입당 받아 줬으면 당 내 경선 때 정리됐을 것이다. 이준석 책임이다" "당 대표 이준석은 김은혜와 강용석의 단일화를 하지 못한 책임을 져라" "강용석 입당을 거부한 죄"라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에서도 강 전 의원의 완주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보면 강용석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가 됐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강 전 의원 측은 김은혜 전 의원의 패배에 '강용석 책임론'이 거론되는 것을 두고 "탓을 돌리지 말라"고 반박했다.

    강 전 의원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차명진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 후보는 일찍부터 김 후보와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조건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개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김 후보의 패배를 강용석에게 돌리는 건 우크라이나전쟁 원인을 대한민국 탓으로 돌리는 것과 같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