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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포털권력' 해체하자더니… "포털 생태계 지키자"는 미디어 전문가들

민주당 발의한 포털뉴스 아웃링크전환법 긴급토론회언론전문가들 "아웃링크 전환 시기상조‥ 역효과 우려"포털문제 공감하면서도 방법론 빠진 자율규제만 강조'언론 위 군림'… 제평위-포털권력에 대해선 비판 없어

입력 2022-05-24 09:33 수정 2022-05-24 09:33

▲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민석 기자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실질적으로 언론 역할을 하고 있는 포털의 기능을 제한해 결과적으로 국민의 '뉴스이용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개최한 긴급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포털의 뉴스 편집권을 제한하고 언론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뉴스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이 개정안은 자유로운 언론환경 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소지가 있다"며 "섣부른 정부 개입이나 규제를 논하기에 앞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포털이 언론으로서의 책임과 책무는 회피하고 그 영향력만을 누리려 한다는 점과, 투명하지 않은 알고리즘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이미 조성된 포털뉴스 생태계를 바로 해체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포털뉴스를 전면 아웃링크화할 경우, 이미 포털의 편리성에 길들여진 독자들에게 큰 혼란과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토론자들이 제시한 해법은 '자율규제'였다. 포털의 알고리즘과 언론사의 저널리즘을 감시하는 자율규제를 강화해 포털과 언론의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자율규제의 한계나 부작용, 구체적 방법론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토론자들은 언론사들의 '포털 진입 장벽'을 높여 기존 '입점 언론사'의 기득권만 보호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대해서도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일부 토론자는 "누가 보더라도 편향된 기사가 포털의 한 가운데를 점령한 것에 대해 포털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으나, 언론사의 검색 제휴 여부를 결정하면서 여론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포털권력'을 어떻게 견제해야 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보라미 법무법인 디케 변호사. ⓒ강민석 기자

"포털 규제보다 저널리즘 회복이 우선"

먼저 발제를 맡은 김보라미 법무법인 디케 변호사는 "민주당의 입법취지를 살펴보면 포털이 사실상 기사의 노출 순서나 배치를 조정해 국민에게 '정치적 의도'나 '편향성'을 전파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과연 이 법으로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그보다는 먼저 저널리즘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언론사들의 선정적·상업적 행태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2009년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라는 아웃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언론사들은 선정적·자극적 기사와 광고로 자사 온라인 지면을 도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결국 네이버는 이 서비스를 종료하고 2013년 '뉴스스탠드'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온라인 배너 광고로 다수 기사들의 품질이 떨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012년으로 기준 한국 온라인 뉴스 페이지상 평균 광고수는 약 36개에 달했고, 한 언론사는 한 페이지에 120개의 광고를 게재한 경우도 있었다"며 "일부는 악성광고들이라, 보안성도 확보되지 않고, 피싱이나 파밍의 방법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는 "서비스에 과부하를 주는 엄청난 양의 광고 게재와 아웃링크로 언론사별 방문자수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기사 로딩속도가 저하됐다"며 "뉴스페이지당 평균 로딩 시간이 51% 가량 지체돼 서비스 불편함을 가속시켰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김 변호사는 "네이버 뉴스의 타블로이드 현상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네이버 메인 뉴스'에 게재되는 뉴스 10건 중 4건은 취재하지 않고 기사를 작성하는 등 저널리즘의 원칙을 망각하고 사회적 책임 조차도 이행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처럼 이 개정안은 과거의 경험에서 드러난 아웃링크제도의 역작용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법률안이 의도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강제하는 것은, 시장이 원하는 모습도 아니고, 오히려 이용자들의 편익을 저해해 언론생태계를 위협하는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변호사는 "저널리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포털만 규제할 것이 아니라 위험한 온라인 광고와 취재하지 않는 기사에 대한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해악을 끼치거나 불법 광고 콘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사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민석 기자

"포털은 미디어… 취사선택 안 하는 미디어는 없어"

임종수 세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취사선택 없는 미디어나 인터넷 서비스는 없다"며 "그 어떤 인터넷 서비스도 취사선택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 취사선택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에 근거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특정 플랫폼의 뉴스배열과 추천서비스를 금지하고, 포털이 뉴스 서비스 내에 유통할 정보나 주제를 선별할 권한을 박탈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인위적인 조치로 생각과 행동을 막을 수 있다는 발상은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이 모든 난제는 포털은 미디어가 아니라는 고집이 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저널리즘이 붕괴되고 뉴스가 포털로 집중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사의 문제지만, 그런 생태계를 구축한 포털 또한 피할 수 없는 원죄가 있다"며 "뉴스는 서비스하지만 미디어는 아니라는 입장은 인터넷의 등장으로 모든 영역이 '미디어화'돼가는 일반적 논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포털은 제휴평가위원회에서 뉴스 입점과 평가를 한다고 해서 해야 할 책임을 다 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며 "포털은 지금보다 훨씬 더 '미디어로서' 책임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결과적으로 포털은 누가 보더라도 편향된 기사, 낚시형 기사가 포털의 한 가운데를 점령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왜 애써 취재한 오리지널 기사는 그것을 베껴 쓴 다른 기사에 노출시간을 빼앗겨야 하는지, 왜 포털의 뉴스는 시시각각 바뀌어야 하는지, 왜 우리는 미끼를 쳐다보는 물고기처럼 매일매일 뉴스에 현혹돼야 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민석 기자

"포털 규제하면 '공감 표출', '댓글 게재' 감소할 것"

홍주현 국민대 미디어광고학부 교수는 "해당 개정안에는 포털이 편집과 취재를 통해 사회의 여론을 왜곡하고, 포털의 추천 알고리즘이 특정 언론사를 부각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으나 정작 이러한 시각의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포털 플랫폼을 통해 소규모 인터넷 신문의 진출 기회가 생겼고, 전통 언론의 영향력은 감소한 측면이 있다"며 "포털의 등장은 이용자에게 다양한 뉴스 접근권을 부여하고, 블로그나 커뮤니티의 글이 검색되도록 함으로써 뉴스 이용자의 만족감을 높인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우려와 달리 포털의 신뢰도도 낮지 않다"며 "2021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언론 역할을 하는 매체 신뢰도에서 KBS 27,5%, 네이버 17.3%, MBC 11.5% 순으로 네이버의 신뢰도가 KBS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또한 "사회 여론 및 나의 의견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로 TV 다음으로 인터넷 포털이 차지하는 등, 법안에서 제기된 것처럼 포털이 사회 여론을 편향적으로 조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홍 교수는 주장했다.

홍 교수는 "포털의 추천 기능을 통한 편집과 뉴스 제공을 금지하는 것은 사업자의 표현의 자유나 포털 이용자의 정보이용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링크를 금지하고 아웃링크만 허용하는 포털 규제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홍 교수는 주장했다.

홍 교수는 "인링크와 아웃링크는 포털 사업자와 개개 인터넷 뉴스 생산자 간의 계약이므로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고, 로딩 시간과 광고 등으로 아웃링크 기사의 접속이 어려운 독자들에게 아웃링크를 강제하는 것은 정보 접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뉴스 기사에 공감을 표출하고, 댓글을 다는 것은 뉴스생산과정에 독자가 참여한다는 의미가 있는 행위인데, 아웃링크의 전환으로 이런 독자 참여가 줄어들 소지가 있다"며 "이와 같은 이유로 포털에서 검색기능만 살리고 모든 기사를 아웃링크로 전환한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뉴스이용과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는 셈"이라고 홍 교수는 강조했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민석 기자

"아웃링크 강제… 국민 기본권 침해, '위헌성' 높아"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이 개정안은 기사추천이 특정 언론에 편중돼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러한 '편향'이나 '불공정'은 판단기준조차 불명확한 개념으로 그 존재나 해소 여부 역시 증명될 수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이러한 불명확한 해악을 이유로 국가가 사적 영역의 서비스 내용을 금지·제한하는 규제는 합리적 이유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위헌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현재 포털 뉴스 서비스는 다양한 이슈와 분야에 대한 기사를 한눈에 파악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고, 이러한 서비스에 만족하는 이용자들도 많다"며 "또한 포털의 다양한 추천을 통해 인지도가 낮은 군소언론의 기사도 노출되는 기회를 얻음으로써 언론의 다양성이 증진된 측면도 있다"고 포털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뉴스 콘텐츠를 이용자의 검색이나 구독제 형태로만 제공해야 한다면, 이용자들은 다시 개인의 관점과 관심사에 따른 '뉴스 편식' 현상에 빠져 다양한 뉴스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며 "뉴스 시장 역시 기존 구독자를 확보한 대형 언론사만 살아남고 인지도가 낮은 군소언론은 쇠락하는 언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가중될 위험이 높다"고 손 변호사는 경고했다.

손 변호사는 "아웃링크 방식이 오히려 언론사의 상업적 경쟁을 심화시켜 자극적·선정적 기사로 뉴스 품질이 저하되고 과도한 광고 게재 등으로 이용자의 편익을 저해할 위험이 높다는 것은 여러 연구와 경험으로 이미 입증됐다"며 "기사 페이지 로딩 속도의 저하로 이용자의 편익은 물론 언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누구든지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에게 뉴스를 공급 할 수 있고,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는 이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한 이른바 차별금지 조항 부분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변호사는 "이는 포털이 본인들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유통할 수 있는 주체나 콘텐츠를 선별할 권한을 박탈하는 내용으로 포털과 언론사간 뉴스 제휴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포털 뉴스의 자율규제 노력도 무력화시킨다"며 "이 조항으로 인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나 현재 설립이 논의되고 있는 통합형 자율규제기구를 통해 문제가 있다는 결정이 내려진 언론사의 기사 역시 포털이 차별없이 유통해야 할 의무가 부과되므로, 포털 유통 제한을 통한 자율규제가 더 이상 실효성을 거둘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민석 기자

"포털뉴스의 아웃링크 전환, 1년간 유예기간 둬야"

토론자 중 유일하게 '언론사의 탈(脫)포털'을 주장하고 나선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포털에만 의존하는 한국의 뉴스 콘텐츠 이용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도 예외적인 사례"라며 "궁극적으로 포털에 대한 뉴스 생산-유통-소비의 집중은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언론사 자체 플랫폼보다 포털 편집판(CP제휴사)과 검색을 통한 조회수 및 트래픽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은 일부 대형 언론사를 제외한 대다수 언론사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안정적인 조직 운용을 미루어 오게 했다"면서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일부 언론사만이 자체 CMS를 포털과 연동해 운영할 뿐, 대다수 언론사는 자체개발 CMS 없이 포털 뉴스 송고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포털에 대한 높은 기술 의존도를 해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도입하는 아웃링크 제공은 대형 언론사에 더 유리한 뉴스 콘텐츠 유통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김 실장은 우려했다.

김 실장은 "특히 80여개가 넘은 현재 CP제휴 언론사가 네이버 뉴스판이 아닌 언론사 홈페이지 링크로 뉴스를 제공할 경우, 광고 매출 증가를 위한 질 낮은 뉴스가 대량 송고되고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뉴스 품질 모니터에도 더 많은 비용과 인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포털 뉴스서비스의 아웃링크 전환을 바로 도입하지 말고, 1년가량 이행기를 두고 포털의 저널리즘 품질 향상을 위한 기술적 지원과 정부 지원 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CP제휴 언론사에는 언론사 자체 플랫폼 구축(디지털 인프라 및 안정된 전문 인력 고용)을 위한 기술지원과 인력교육에 포털이 나설 필요가 있고, 별도 기금을 조성해 언론사 자체 CMS와 독자 분석 시스템 구축을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포털뉴스 규제를 정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의 내용과 쟁점'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강민석 기자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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