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20대 대선 MBC 불공정 보도 백서' 발간"이재명 '의혹'엔 침묵…윤석열 '흠결'은 확대·재생산""與편향 보도 책임자들, 여전히 실권 쥐고 승승장구""MBC대주주 방문진이사장, 대선편파보도 책임져야"
  •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3월 8일까지 100일간 MBC 뉴스데스크를 모니터링한 결과, 단 하루도 예외 없이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편파방송'이 자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일 '20대 대선 MBC 불공정 보도 백서'를 발간한 MBC노동조합(위원장 오정환)은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집요하리만큼 여당에 유리하고 야당에 불리한 보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뉴스데스크는 여당 후보의 갖가지 의혹들은 가려둔 채 야당 후보와 관련된 의혹들로 뉴스를 도배질했고, 특히 야당 후보에게 몇 가지 프레임을 씌우려는 기사들을 반복했다"고 분석한 MBC노조는 모니터링을 통해 드러난 뉴스데스크의 대표적 편파보도 사례를 나열했다.

    "이재명 기사엔 '공약'‥ 윤석열 기사엔 '갈등' 담아"

    MBC노조에 따르면 뉴스데스크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 기사에는 '공약'을 담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기사에는 '갈등'을 담았으며 △윤석열 후보 부인의 전화 녹음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다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기도 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무속을 신봉하는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려는 보도를 반복했고 △김원웅 광복회장 비리, 이재명 후보 아들의 특혜 입원 의혹, 성남FC 수사 중단 등 여당에 불리한 각종 이슈들도 외면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 부인의 불법 의전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축소 보도하는가 하면 △윤석열 후보에게 대장동 비리의 책임을 전가하는 민주당의 주장을 반복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재명 후보를 '유능한 행정가' '실용주의자'로 표현하고 △치적을 늘어놓는 이 후보의 주장을 검증 없이 보도했으며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집중 공격을 받은 것처럼 전하고 △여야 후보의 발언을 검증한다면서 윤석열 후보를 주로 겨냥하는 모습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후보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증거를 축소 보도하고 △이재명 후보 유세 화면에는 청중이 가득한 반면, 윤석열 후보 유세 화면에는 무대만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MBC노조는 "이 같은 편파보도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국민이 아닌 MBC 기자들이 정해주겠다는 오만함이 아니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지난 대선 기간 MBC 뉴스는 '민주주의를 찌르는 흉기'였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제 정치의 언론 개입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정치 개입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개탄했다.

    "편파보도 지휘책임자들, 여전히 실권 쥐고 보도 '좌우지'"

    MBC노조는 민주당에 유리한 편파보도를 지휘했던 책임자들이 여전히 사내에서 실권을 쥐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도 문제 삼았다.

    MBC노조는 "박성제 사장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면서 내년 임기가 끝나면 재임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하고, 박준우 보도본부장도 기사 딸린 고급 승용차로 넓은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으며 최장원 통합뉴스룸 국장은 특보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보흠 정치국제에디터는 디지털뉴스룸 국장으로 영전했고, 김재용 정치팀장도 부국장급인 아침뉴스센터장으로 승진했다"고 소개한 MBC노조는 "그들이 지난 대선 보도에 어떤 문제가 있었고 어떻게 개선하겠다고 말하는 걸 들어보지 못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반성하지 않고 앞으로도 같은 뉴스를 방송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MBC노조는 자발적 개혁이 안 되면 외부 감독기관이라도 나서야 하는데, MBC의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방문진의 상급기관 격인 방송통신위원회 모두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방문진과 방통위가 의무를 저버렸기 때문에 공영방송이 국민의 재산과 전파를 가지고 민주주의의 버팀목인 선거를 흔들어댄 것"이라며 "현 방문진 이사진과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MBC 대선 편파보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이 위탁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