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YTN 등 5대 공영방송사 모니터링 결과, 편파 정도 지나쳐""'공영방송 진행자'라기보다 '여당 선거운동원'과 다름없는 편파진행"
  •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캡처.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말부터 5대 공영방송사(KBS·MBC·연합뉴스TV·YTN·TBS) 주요 뉴스·시사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해 편파·왜곡·불공정 방송을 걸러내고 있는 '20대 대통령 선거 불공정방송 국민감시단(이하 국민감시단)'이 "뉴스·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의 편파 방송이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여당의 선거 운동원이나 다름없는 이들을 즉각 방송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민감시단이 퇴출 대상으로 거론한 진행자는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진행하는 최경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진행하는 김종배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김어준 등 5명이다.

    지난 20일 '여당 선거 운동원인가? 공영방송 진행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한 국민감시단은 "공영방송사의 진행자들은 시사평론가나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매우 높은 객관성과 균형감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이들 5명이 주도하는 극단적이고 천박한 편파 방송은 한국 방송 70년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국민감시단은 "이들은 모두 여당 후보의 발언과 대선 공약에 대해서는 의도와 배경,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면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는 반면, 유력 야당 후보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포퓰리즘, 후보의 능력 의문, 캠프 보고 채널 문제, 구태 정치인들의 공약 등 문제가 많다고 비난 일색의 방송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이들은 공영방송의 진행자라기보다는 여당 선거 운동원이나 다름없다는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형, 윤석열 멸치·콩 구매 겨냥‥ '북진통일 해보자는 거냐' 비난"

    국민감시단에 따르면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는 김건희 씨(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의 사적 대화를 방송하려는 MBC의 움직임과 관련해 '방송 적합성 논란'이 심각하게 대두되던 지난 13일, 일방적으로 MBC 보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늘어놨다. 통화를 녹음한 매체가 정치 공작을 하듯 답변을 유도하고, 이를 정치적 성향이 강한 매체와 공유하는 등 취재 윤리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될 수 있음에도 그러한 내용은 일절 다루지 않았던 것.

    이와 관련, 국민감시단은 "'최경영의 최강시사'는 대통령 후보 부인 검증의 필요성 이상으로 대통령 후보자 검증이 필요한 만큼 MBC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형이나 형수와 나눈 대화도 방송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 일각의 주장 역시 전혀 언급하지 않는 편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감시단은 "진행자 최경영 씨는 지난 10일 방송에서 '멸공' 논란을 언급하며, 해당 논란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일부 기업이나 부유층의 일탈 행위를 왜곡·과장하는 등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던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씌우는데 집중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방송 행태는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의 진행자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한 국민감시단은 "이동형 씨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논란과 관련해 근거도 없이 상식 밖의 논리로 특정 야당 유력 후보를 신랄하게 비난했다"며 이씨가 지난 10일 방송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마트에 들러 달걀·파·멸치·콩을 산 것을 두고 '이렇게 유치할 수가 없다' '북진통일 한 번 해보겠다는 거냐'고 비난한 것을 문제삼았다.

    국민감시단은 "편파 방송의 심각성은 현 정부 들어 노골적인 편파 방송으로 오랫동안 지탄을 받아온 김어준 씨도 빼놓을 수 없다"며 김씨가 지난 1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열린공감TV 강진구 기자를 초청해 '윤핵관이 있다 '윤핵관이 무당이다'라는 제보를 했다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방송한 사실을 거론했다.

    국민감시단은 "이날 김씨는 강 기자에게 캠프 내 무당의 상주 사실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묻지 않았고, 강 기자 역시 여기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런 방송 행태는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시 자행된 '생태탕 엉터리 제보'를 연상시켰다"고 비판했다.

    "주진우, '이재명은 합니다' 7번 외치는 등 '검증'보다 '띄우기' 주력"


    국민감시단은 '황당한 편파 방송 진행자'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인물로 김중배 씨를 지목하기도 했다. 국민감시단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후보의 '선대위 해체 결정'을 두고 "독재 정권 시절의 비상계엄령"이라고 비난한 뒤 "이는 김종인·이준석·윤석열 삼두체제가 아닌, '황제 체제'로 가기 위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것으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감시단은 "김씨의 발언은 공영방송 진행자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매우 비상식적인 것이었다"며 "듣는 사람의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였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국민감시단은 대표적인 편파 진행자로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 씨를 꼽았다. 주씨는 지난해 말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초청했는데,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인터뷰한다는 것은 하나의 검증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씨는 시종일관 이 후보를 띄우는 것에만 전념했다는 게 국민감시단의 분석이다.

    국민감시단은 "이날 주씨는 마치 캠프 선거 운동원처럼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말을 7번이나 반복했고, 유사한 표현도 수차례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며 "대선 후보를 검증한다고 하면 그가 곤란해 하는 이슈에 대해서 제대로 질문하는 것이 당연한 데도 이 후보의 전과 4범 이력이나 대장동 특혜 과정에서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자신의 역할, 그리고 최근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거둔 그의 부하들에 관한 입장 등 당연히 질문했어야 할 사안들을 전혀 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검증하는 대신 시종일관 노골적으로 집권당의 후보를 추켜세우는 낯 뜨거운 '정권 비호', '정권 응원' 방송을 했다"며 주씨의 여당 편향적 진행을 비판했다.

    최철호 "'5人 진행자' 물러날 때까지 시청·청취 거부 운동, 제소·고발할 것"

    최철호 국민감시단 운영위원장은 "저희가 거론한 편파 진행자 5명이 속한 방송사 경영진은 대부분 언론노조 집행부 출신이거나 친언론노조 출신 인사들"이라며 "이들은 문재인 정권 탄생 전후로 각종 선거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방송의 독립을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현 집권 세력과 각종 정책 협약을 맺는 등 사실상 여당의 선거 운동을 지원하는 노골적인 이중적 행각을 보여 왔다"고 주장했다.

    최 운영위원장은 "이 때문에 이들 공영방송의 경영진이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자격도 없고 비상식적인 인물들을 앉혀 귀중한 세금을 낭비해가며 편파 방송을 방치·조장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연장 여부에 이들 경영진들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사장들을 상대로, 이들 편파방송 진행자들을 즉각 방송에서 퇴출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최 운영위원장은 "이들이 매일 방송에서 떠들어 대는 왜곡되고 편파적인 정보들은 국민의 올바른 참정권 행사를 방해하는 매우 위중한 사안인 만큼 이들이 물러날 때까지 시청·청취 거부 운동과 사법 기관 제소·고발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30일 공식 출범한 국민감시단에는 ▲KBS직원연대 ▲MBC노동조합 ▲공정방송을걱정하는시민의모임 ▲신전대협 ▲대학생공정방송감시단 ▲환경문화시민연대 ▲환경과복지를생각하는시민의모임 ▲환경과사람들공정보도감시단 ▲도농상생환경운동본부 ▲21녹색환경네트워크 ▲아리수환경문화연대 ▲좋은학교운동연합 ▲자유교육연합 ▲행·의정감시네트워크 ▲민주사회시민단체연합 ▲민주주의이념연구회 ▲자유기업원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 ▲(사)선진복지사회연구회 ▲한국시민단체네트워크 ▲전국NGO연대 등 총 21개 단체가 참여해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