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로고

30세 탈북민이었다… 국방장관 경계태세 점검 홍보한 날, 22사단 철책 뚫고 '월북'

월북자, 철책 경계 센서 울리고 열영상감시장비(TOD) 포착됐지만… 경계병력 “이상 무” 보고월북 경로, 남북군사합의 따라 비워둔 GP 인근…“GP에 병력 배치했더라면 월북 막았을 것”軍, 같은 날 서욱 국방장관의 대북 대비태세 점검 홍보… 월북자 신원, 3일 국회·정보기관서 나와

입력 2022-01-03 14:21 | 수정 2022-01-03 17:38

▲ 2012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육군 22사단의 '노크귀순' 현장을 둘러보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대북경계망은 꾸준히 뚫리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일 발생한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경계지역 월북사건은 문재인정부의 대북 경계태세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이 거세다. 

월북자가 비무장지대 철책을 넘을 때 경계용 센서의 경보가 울리고 CCTV에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무장지대 감시용 열영상감시장비(TOD)에도 월북자가 포착된 것으로 전한다. 그럼에도 전방감시를 담당하는 병사는 경보를 무시했고, 현장 출동 부대는 철책만 살펴본 뒤 “이상 없다”고 보고하고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보 울리고 월북자 포착됐음에도… GOP부대, 2시간40분간 상황파악 안 해

군에 따르면, 월북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일 오후 10시40분쯤이다. 월북자가 비무장지대 철책을 넘은 시간은 오후 6시40분쯤으로 4시간 전이었다. 이때 철책에 부착된 동작감지 광센서가 작동하면서 경보가 울렸다. 

현장에는 GOP 경계부대의 긴급조치반이 출동했다. 이들은 철책과 센서 이상 여부만 살펴본 뒤 “이상 없다”며 철수했다. 해당 부대는 경보가 울린 시간의 CCTV 영상도 확인하지 않았고, 연대나 사단 사령부에도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

오후 9시20분쯤 비무장지대를 감시하는 열영상감시장비에 월북자가 우리 군 감시초소(GP)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때서야 22사단은 월북 상황임을 파악했다. 이후 후속조치를 취하면서 월북자가 비무장지대 철책을 넘는 CCTV 영상을 확인했다. 2시간40분 동안 월북자가 있었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월북자는 오후 10시4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9.19군사합의로 비워둔 GP 주변으로 월북… 군 관계자 “막을 수 있었다”

3일 월북자가 비무장지대 철책과 군사분계선을 넘어간 경로가 9·19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비워둔 감시초소(369GP) 인근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9월19일 평양에서 서명한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분계선 1㎞ 이내의 11개 GP를 철수하기로 했다. GP 시설물은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 그런데 이번 월북 경로에 이렇게 철수한 GP 중 하나가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이번 월북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비무장지대 철책에서 동작감지 광센서가 작동했을 때 경계부대 상황실에서 CCTV 등 감시영상을 제대로 확인했다면 월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CCTV 영상 확인이 늦었더라도 GP에 병력이 있었다면 월북자가 군사분계선을 넘기 전에 신병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지적했다.

▲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1월 1일 당일까지 서욱 국방장관의 '지휘비행' 소식을 열심히 홍보했다. ⓒ국방부 제공.

軍 “현재 22사단 현장조사 실시”… 국방부·통일부·경찰, 청와대 보고 중

군 당국은 3일 “22사단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합참은 지난 2일부터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17명을 현장에 보내 군 초동조치와 이동경로 등 당시 상황 전반을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는 추후에 설명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브리핑에서 추가로 공개한 사실은 없었다. 월북자의 신원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 북한군 특이동향이 없다는 점, 북한이 월북자에 대한 대북 통지문에 답변하지 않았다는 점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보기관·국회 "월북자, 2020년 11월 22사단 철책 넘어왔던 김모 씨"

월북자 관련 정보는 군이 아니라 국회에서 나왔다. 3일 소식통에 따르면, 월북자는 2020년 11월 육군 22사단 경계구역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한 1992년생 김모 씨다. 왜소한 체구인 김씨는 기계체조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 당시 3m 높이의 철책을 뛰어넘어 귀순한 것도 그 덕분이었던 사실이 확인됐다.

김씨는 귀순 이후 국가정보원 등에서 조사받은 뒤 통일부 산하 하나원(탈북민 정착지원기관)에서 2021년 7월 퇴소하고 서울 노원구에 거주했다. 김씨는 이후 서울북부하나센터에서 사회정착교육을 받았지만 사회 부적응 성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신변 보호를 담당했던 경찰은 이를 경찰청 보안수사대에 여러 차례 보고했으나 묵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보소식통은 "열영상감시장비로 추적할 때 비무장지대에서 월북자가 북한군 3명과 접촉했고, 북한군이 북쪽으로 데려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은 월북자의 신변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본다.

월북 일어난 날… 공군 조기경보기 타고 ‘준비태세 점검 홍보’한 서욱 장관


한편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통일부·경찰은 3일 월북 상황과 관련해 청와대에 들어가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자료 준비를 맡은 실무진은 난리가 났지만, 부처 수뇌부가 고민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서욱 국방장관이 1월1일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하며 한반도 전역 지상·해상·공중 및 해외 파병부대 대비태세를 점검할 것”이라는 홍보자료를 열심히 뿌렸다.

1일 언론보도를 보면 “서욱 장관이 ‘피스아이’에 타고 지휘비행을 하면서 합참 지휘통제팀장, 해병대 연평부대 포병지휘관, 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장, 레바논 파병 동명부대장, 해군 서애류성룡함 함장, 육군 21사단 GOP 경계부대 대대장과 통화를 했다”고 나와 있다. ‘취약지역’으로 알려진 육군 22사단은 빠졌다.

육군 22사단 경계지역에서의 월북은 이날 밤 일어났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3일 오후까지도 서 장관이 22사단 경계 실패 문제나 부대 경계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거나 지시를 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합참의장이나 육군참모총장의 메시지도 없다. 

다만 22사단 경계구역 문제에 따른 지적에 “8군단 해체와 22사단의 3군단 편입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말만 들린다.
뉴데일리 댓글 운영정책

뉴데일리 경제

대구·경북

메인페이지가 로드됩니다.

로고

뉴데일리TV

칼럼

특종

제약·의료·바이오

선진 한국의 내일을 여는 모임. 한국 선진화 포럼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