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개혁위 위원장에 이상경… '대장동 옹호' 보고서 두 차례 작성출범식서도 대장동 개발에 "당시엔 혁신적" 주장… 野 "대장동 시즌2 선언"
  • ▲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간담회 '청년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만나다'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공동취재단)
    ▲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복지국가실천연대 간담회 '청년 그리고 사회복지사를 만나다'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위원장은 과거 대장동 개발사업의 '사전 이익 확정' 방식을 "획기적 시도"라고 평가했던 이상경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가 맡게 됐다.

    이재명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자산 양극화 심화"

    이 후보는 2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부동산개혁위원회 출범식에서 조응천 의원의 축사 대독을 통해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과중한 집값과 임대료는 소비여력을 줄이고 내수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부동산 개혁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개혁위는 대선 과정에서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 등을 정책으로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개발이익 환원분과·부동산투기차단분과·부동산법제개혁분과 등 총 9개의 분과로 구성됐으며,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위원장을 맡은 이상경 교수는 이날 "주거안정을 위해 기본주택 100만 가구를 포함해 향후 5년간 25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며 이 후보의 기존 부동산공약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상경 "대장동 사업, 당시에는 혁신적"

    이 교수는 출범식이 끝난 뒤 대장동 특혜 논란과 관련 "사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관리 측면에서, 예를 들어 성남도시개발공사 담당자나 다른 분들이 이 사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있던 것"이라고 단정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적용된 '사전 이익 확정 방식'은 "당시로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고 충분히 이익을 환수할 수 있다고 평가할 만했다"고 설명한 이 교수는 "다만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서 총 5503억원의 확정한 이익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어져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혁신적인 것이었는데 결과론적으로 보니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것 아니었냐는 말이 나왔다"고 인정한 이 교수는 "당시에는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이 아니어서 초과이익 환수 장치를 적용했으면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을까, 혹은 사업자들이 참여했을까 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2019년 1월과 9월 경기연구원이 두 차례 발행한 보고서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사용된 사전 이익 확정 방식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에 처음 적용된 것으로 사후 배당과 관련한 불필요한 갈등과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 시도로 평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보고서의 발행인 겸 연구자문을 맡았던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도 이날 출범식에 모습을 보였다. 이한주 전 원장은 이 후보의 경선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았지만 지난 9월 부동산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한주 전 원장은 부동산개혁위 위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방문했다. 선대위와 부동산개혁위원회에서도 활동하지 않는다.

    野 "전국을 대장동 투기판으로 만들 계획인가"

    국민의힘은 이 교수가 "대장동 사업을 성공한 사업으로 포장하고 온갖 부패와 특혜의 카르텔 의혹을 최종 설계자의 리더십으로 위장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원일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는 전국을 대장동 투기판으로 만들 계획인가?"라며 "(이상경 교수는) 단군 이래 최대 토목비리사건인 대장동 개발사업을 획기적 시도로 평가했던 대장동 예찬론 학자"라고 비판했다.

    원 대변인은 이 교수가 과거 작성한 보고서와 관련 "대장동 원주민의 땅을 헐값에 사서 화천대유 개발업자들에게 조 단위의 개발이익을 챙기도록 설계된 '사전 이익 확정 방식'에 이론적 면죄부를 부여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검찰 수사는 대장동을 설계한 몸통 앞에서 멈춰선 상태"라고 전제한 원 대변인은 "실무를 담당했던 깃털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데, 대장동 예찬론을 주창해온 어용학자는 이재명 선대위의 부동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니 민주당 당원들도 기가 막힐 것"이라고 개탄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화천대유에 돈방석을 가져다 사전 이익 확정 방식에 전적으로 힘을 실어준 교수를 위원장에 선임한 것은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의 국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화천대유화하겠다는 뻔뻔한 대장동 시즌2 선언"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