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공식 인스타그램에 웹툰… 논란 일자 다음날 오전 삭제"담임 바뀌지 않고 도시락 먹는다" 소개하자… 학생들 "와~ 진짜 북한 가고 싶다" "적국 찬양하는 경기도교육청" 국민청원… 대한교조·올교련도 경기도교육청 비판
  • ▲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6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북한친구들 부럽다'라는 제목의 웹툰을 올렸다 '북한찬양' 논란이 일자 다음 날 삭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6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북한친구들 부럽다'라는 제목의 웹툰을 올렸다 '북한찬양' 논란이 일자 다음 날 삭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경기도교육청이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북한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소개하는 웹툰을 올렸다가 '북한 찬양'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삭제했다. 

    보수우파 교육단체와 네티즌 사이에서는 교육청이 북한의 실상 교육은 도외시한 채 북한체제 찬양과 선동을 일삼는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6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사연 보내 주면 그려 주는 만화 - 북한 친구들 부럽다'는 제목의 웹툰을 올렸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교사·학생·학부모들로부터 사연을 받은 뒤 이를 웹툰으로 제작해 인스타그램에 소개한다.

    10컷짜리 웹툰에 북한 학교생활 담겨… "갈 사람 손 들어~"

    총 10컷으로 구성된 해당 웹툰에는 한 초등학교 교사가 북한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소개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북한에서는 담임 교사가 한 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거나 급식이 없는 대신 도시락을 먹거나 집에 다녀온다는 등의 내용을 전한다.

    논란이 된 점은 웹툰이 표현한 학생들의 반응이다. 학생들은 "우와~ 그럼 나 진짜 북한 가고 싶다!! 우리 선생님이랑 쭉 평생 함께할래!!" "갈 사람 손 들어~"라고 했고, 이에 선생님은 "너희드을...!"이라며 감동받은 표정을 짓는다.

    또 코로나19로 등교도 하지 못한 학생들은 북한 아이들의 소풍과 운동회 사진을 보며 "소풍 가는 북한 부럽다"고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웹툰을 게시하며 '북한 친구들 부럽다'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지금 북한을 찬양하는 건가" "아이들에게 잘못된 사상이 생길까 걱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북한 찬양' 논란에 다음날 웹툰 삭제… "어린이들부터 세뇌교육"

    북한 찬양 논란이 일자 경기도교육청은 결국 해당 웹툰을 게시한 지 20시간 만인 27일 오전 10시쯤 이를 삭제했다. 하지만 웹툰 일부가 캡처돼 온라인 상에 퍼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네티즌들은 "어린이들부터 세뇌교육·이념교육 시키는군" "의도적인 북한 찬양"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해야 한다" 등 개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적국을 찬양하는 경기도교육청, 올바른 교육입니까'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올랐다. 

    청원글을 올린 이는 "경기도교육청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학생들이 북한으로 가고 싶어하고, 북한이 좋다고 선전하는 내용을 담은 만화가 게시됐다"면서 "현재 교육청은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이지만, 게시물을 본 이들이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이 이미 게시물을 보았고, 스크린샷을 통해 그 증거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한교조·올교련 "도교육청이 북한 찬양하고 선동이나 일삼아"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과 '올바른교육을위한전국교사연합일동'(올교련) 등 교육단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대한교조와 올교련은 '북한을 찬양하는 편향적 교육의 실태를 고발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적극적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힘쓰고 길러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가르치지 않고, 쓰레기통 속에서 장미를 피울 수 있다고 선동이나 일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경기도교육청에서 말하는 '평화통일'은 무조건 무기를 내려놓고 남북한이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통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듯하다"면서 "직접적 폭력과 구조적 폭력까지 사라진 적극적 평화가 없이는 진정한 평화가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실상 알게 돼도 학생들이 '북한 부럽다' 할지 답하라"

    이들은 또 "우리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실제로 무기를 가지고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을 때 오는 것이기 때문인데도 우리 학생들은 북한의 실체에 대해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평화로운' 협상 테이블 앞의 상대가 진정한 평화를 유지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가르치지 않는 교육이 문제"라며 "경기도교육청에서 제공하는 교육자료, 사업들이 이러하니 북한을 찬양하는 듯한 웹툰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라고 개탄했다.

    대한교조와 올교련은 "인권이 짓밟히고 중국 등지에서 인신매매로 팔려가는 북한 주민도 많다고 하는데 왜 이런 실상은 전달하지 않느냐"며 "북한의 실상을 학생들이 알게 되어도 과연 '북한 아이들이 부럽다'는 말을 할 수 있을지 경기교육청은 답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 "경기도교육감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기를 바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교육청 "아이들 반응 재밌어 웹툰화… 내용 신중히 살피겠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연 보내 주면 그려 주는 만화'는 1년 정도 진행된 코너인데, 현장에서 선생님들이 경험한 수업 사례나 아이들이 수업하면서 재미있었던 일들을 웹툰으로 올려왔다"며 "논란이 된 웹툰은 남북 관련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수업시간 중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그것을 웹툰화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웹툰을 올리고 보니 북한 가고 싶다는 등 오해의 소지가 있어 교육청에서 삭제했다"고 밝힌 이 관계자는 "앞으로는 내용을 좀 더 신중히 살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소재나 글이 없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