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지자가 홍준표·유승민 지지"… 최재형 "여론조사 역선택" 의혹 제기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측이 19일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이 필요하다고 재차 역설했다. 최 예비후보 측은 지난 17일부터 연일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최 예비후보 측은 특히 같은 당 홍준표·유승민 대선 예비후보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높게 나온다는 점을 주목했다.

최 예비후보 캠프의 이수원 기획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지난 1일부터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돼 공표된 총 16건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수조사했다"며 "한 건의 예외 없이 동일하게 나타나는 기현상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홍준표·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비상식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다"고 강조한 이 실장은 "역선택은 상대 진영 경선에 개입해 무너뜨리기 쉬운 상대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이 문제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조차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실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에서는 유승민 예비후보가 17.1%, 최 예비후보가 7.8%를 얻었다.

응답자의 성향을 살펴보면, 유 예비후보를 지지한 응답자 중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25.7%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10.1%였다. 최 예비후보의 경우 민주당 지지자가 4.4%, 국민의힘 지지가 9.9%였다.

또 여론조사업체 '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같은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후보군 지지율'에서는 유 예비후보가 10.3%, 최 예비후보 6.1%, 홍 예비후보가 20.4%였다.

이 가운데 유 예비후보를 선택한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자는 13.9%,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긍정 지지층이 15.8%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는 4.9%였다. 홍 예비후보를 지지한 응답자도 민주당 지지자 36%, 대통령 긍정 지지층 33.4%인 데 비해 국민의힘 지지자는 9.7%였다.

반면 최 예비후보의 경우 민주당 지지자 4.6%, 대통령 긍정 지지층 2.6%이었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9.8%였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이 실장은 최근 국민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의 지지층 사이에서 최 예비후보를 경계하는 '역선택' 현상이 극심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볼 때 가장 두려운 후보가 최 예비후보라는 방증"이라는 것이다다. 

또 "여론이 왜곡되는데도 경선준비위원회는 역선택에 따른 진지한 고민이나 분석 없이 일반적인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1차 컷오프를 진행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후 최 예비후보 캠프는 기자단에게 발송하는 메시지를 통해 "여론조사 전문업체에 따르면,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를 위해 민주당은 지지층과 무당층만 대상으로 표본집단에 넣어 조사한다고 한다"며 "타당 지지자의 경우 전화면접 시 통화 종료로 전환한다고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최 예비후보는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제기한 후 당내 경쟁 주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권교체와 민생안정을 위한 당 대표-대선 예비후보 연석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당내 분란을 거론하며 "내부 분열로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지 못한다면 저희는 그야말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며 "저의 충심을 이해해 주시고 조속한 연석회의 개최에 흔쾌히 응해 주시라"고 요구했다.

한편, 홍·유 예비후보 등 기존 당내 주자들은 "확장성 없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며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을 반대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경준위도 예비경선과 본경선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경준위는 오는 9월15일 총 8명으로 압축하는 1차 컷오프에서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