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떠나 15일 저녁 서울공항 도착… 추모기간 거쳐 18일 대전현충원 안장
  • ▲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대통령 특사단(단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14일 카자흐스탄 홍 장군 묘역 앞에서 추모식을 갖고 있다. ⓒ국가보훈처
    ▲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대통령 특사단(단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14일 카자흐스탄 홍 장군 묘역 앞에서 추모식을 갖고 있다. ⓒ국가보훈처
    일제강점기 '봉오동·청산리 전투' 승리의 주역인 홍범도 장군(1868~1943) 유해가 제76주년 광복절인 15일 고국땅을 밟았다. 지난 1943년 10월 서울로부터 5000km 떨어진 카자흐스탄에서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지 78년 만이다.

    15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전날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묘역에서 수습돼 현지 병원에 하룻밤 임시 안치됐다.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각, 우리시각 오후 1시) 크즐오르다 공항에서 카자흐스탄군 의장대는 우리 군 의장대에 홍 장군의 유해를 넘겼다. 홍 장군의 유해는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KC-330 '시그너스')에 실려 크즐오르다 상공을 3차례 선회 비행한 뒤 서울로 향했다.

    14일 카자흐스탄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서 추모식 열려

    지난 14일 크즐오르다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서는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을 단장으로 한 특별사절단,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홍범도 장군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 후 사절단은 홍 장군의 유해를 수습해 작은 관에 담은 뒤 카자흐스탄 국기를 둘렀다. 고려인협회 주관으로 제례 의식이 진행됐으며, 유해는 묘역을 나선 뒤 홍범도 거리, 문화회관(구 고려극장), 계봉우 지사 거주지 등 16km가량을 경유한 뒤 크즐오르다 주 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유해는 장례지도사에 의해 항공 봉송을 위한 처리 후 큰 관으로 옮겨져 태극기로 감싸졌다. 홍 장군의 유해를 실은 수송기는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를 받으며 15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홍 장군의 유해는 17일까지 대국민 추모 기간을 거친 뒤 오는 18일 대전현충원에 정식 안장된다.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오는 16~17일 예정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성사됐다. 우리 정부는 2019년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당시 홍 장군 유해 봉환을 위한 협의에 본격 착수했다. 당초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은 봉오동 전투 100주년이던 지난해 토가예프 대통령 국빈방한과 더불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됐다.

    홍 장군은 1920년 6월 중국 지린(吉林)성 봉오동 골짜기에서 최진동 장군과 함께 700여명의 독립군 연합부대를 이끌고 일본군 1개 대대를 섬멸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는 항일무장 독립투쟁 역사상 최초의 전면전 승리로 기록됐다.

    홍 장군은 같은 해 10월엔 지린성 청산리에서 북로군정서를 지휘하던 김좌진 장군과 합세해 일본군을 대파(청산리 대첩)하며 또다시 승리했다.

    홍 장군은 1921년 연해주로 거처를 옮긴 뒤 만주 사변을 계기로 소련군에 합류했다 1923년 군복을 벗고 연해주 집단농장에서 일했다. 1937년 스탈린 강제이주정책으로 카자흐스탄 크즐오즈다 지역으로 밀려나 1943년 10월 숨을 거둘 때까지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